[금융人脈 대해부]⑤산은금융지주

2년차 강만수, 화합인사 방점..자회사는 영남 득세
  • 등록 2012-04-12 오전 8:01:00

    수정 2012-04-12 오전 9:12:3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산은금융지주가 강만수(사진) 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MB(이명박)정권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거치며 국내 경제 및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강 회장이 실물경제에 뛰어든 지 1년이 지난 것이다.

민간기업 수장 2년차를 맞는 강 회장의 목표는 크게 `산은지주 민영화`와 `해외진출(M&A)` 두 가지로 요약된다. 강 회장은 이 목표들을 야심차게 추진하기 위한 준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정권 말기 실세의 의지가 힘겨운 노정이 될지, 화려한 마침표를 찍을 지 주목된다.

◇취임 논란 거셌지만..`민영화` 발판 마련 이 대통령의 최측근 강 회장이 민간기업의 수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 건 신한금융 사태가 한창인 지난해 초. 신한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등 경영진 3인방이 모두 물러나면서 신한의 회장 자리에 강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은행과 달리 내부출신 수장만을 고집해온 신한금융의 내부반발은 거세졌고 정치권에까지 불똥이 튀고서야 강 회장은 산은지주로 방향을 틀게 된다. 당시 상급기관 수장이자 행정고시 후배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강 회장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인사 배경 설명은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한다.

정권 낙하산이란 오명을 받고도 강 회장은 묵묵히 `민영화`와 `해외진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는 게 산은금융의 설명이다. 실제로 강 회장은 올해 들어 산은지주의 독자적인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 시도처럼 반대의 목소리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이 과정에서 IPO의 걸림돌이었던 산은지주와 산업은행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시킨 저력도 보여줬다. 그러나 산은이 손실을 보면 국민 혈세로 메워주면서 산은에게 완전 자율성을 준다는 것은 앞뒤 모순된 결정이란 점에서 강만수 특혜 논란 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기대대로 민영화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IPO가 시장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연내 상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데다, 4·11 총선 결과에 따라 IPO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만수 호, 순항 중..HSBC 서울지점 인수 산은은 내부적으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개인금융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65개였던 지점이 76개로 늘어나면서 그만큼 수신기반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은은 앞으로 지점을 135개까지 확대해 꾸준히 수신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HSBC가 다이렉트 뱅킹을 최초로 도입한 만큼 다이렉트 뱅킹부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HSBC의 다이렉트 뱅킹 인력들은 KDB 다이렉트 센터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매금융 강화 역시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말 2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산은의 개인 예수금은 최근 6조원대를 넘어선 상태다.   더 나아가 강 회장은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매각을 공식화한 우리금융지주(053000)에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취임 후 우리금융 인수 후 산은과의 동시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정치권과 학계의 반대에 부딪혀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리금융 잠재 후보군으로 산은과 KB금융지주를 꼽고 있다.

강 회장은 우리금융 뿐 아니라 국내외 금융기업에 대한 M&A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HSBC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2012 산은금융지주 및 계열사 경영진 현황
 ◇내부 조직, 화합에 방점..`윤만호+한대우` 체제 강만수 체제에서 눈에 띠는 인사는 한대우 자본시장 부행장이다. 통상 부행장의 임기는 2년 임기 뒤 1년을 연장하는 선에서 마무되지만 한 부행장의 경우 임기 3년을 다 채우고 다시 연임에 성공했다. 한 부행장은 강 회장과 동향(부산)이자 서울대 후배다.    산은 내부 조직은 대학과 출신지를 골고루 섞어 `화합`에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지주에선 `서울대·연세대·고려대(SKY)` 라인이 뚜렷하게 형성된 가운데 유일한 비(非)SKY라인인 성균관대 출신의 구동현 전무가 눈에 띤다. 경복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윤만호 사장이 건재한 가운데 경기고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의 서상철 산은금융 전무도 새로 선임됐다.   은행의 경우 영남 출신 4명, 서울 출신 3명, 호남 출신 2명, 충청 출신 1명 등 지역별로 골고루 배분한 흔적이 더 뚜렷하다. 호남 출신은 광주제일고와 연대 경제학과를 나온 임경택 부행장 1명에서 전북 전주 출신의 안양수 부행장이 가세했다.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열중 부행장은 나 홀로 충청 출신이다.   계성고와 서울대 경영학학과를 졸업한 경북 의성 출신인 김영기 수석부행장은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된다. 서울 출신의 김한철(서울고 고려대 행정학과) 이사는 기업본부장 직함을 떼고 경영전략위원으로 옮겼지만, 오는 5월 김 수석부행장의 임기가 끝나면 승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출신의 김상로 전 연금센터장(충암고, 연세대 경제학과), 전북 전주 출신의 안양수 전 기업구조조정실장(익삭 남성고, 전북대 경영학과), 경북 김천 출신의 성기영 전 인사부장(경북고 고려대 행정학과), 충남 서천 출신의 김열중 전 종합기획부장(경복고, 서울대 경영학과)은 각각 심사평가·투자금융·성장금융·재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송재용 전 부행장과 김갑중 전 부행장은 각각 산은 자회사인 KDB한국인프라자산운용 사장과 대우조선해양 재무책임자(CFO)로 옮겼다.    자회사 사장단은 인천 출신인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인천 제물포고, 연세대 경제학과)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 출신들로 채워졌다. 석호철 KDB산은캐피탈 사장 직무대행 (경북고, 영남대 경영학과)과 임홍용 KDB산은자산운용 사장(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은 각각 경북 성주와 영주 출신이다. 송재용 KDB한국인프라자산운용 사장(용산고, 서울대 경제학과)은 대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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