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_백장미의 맥주야화) (29) 램 앤 플래그 펍의 혈투사건

  • 등록 2008-09-02 오후 4:00:00

    수정 2008-09-02 오전 12:38:45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유구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맥주는 전세계에서 1만 5,000종 이상이 주조될 만큼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농경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맥주. 하늘에 별처럼 많은 맥주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품 맥주들에 얽힌 숨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주] 
 

펍에 가보지 않고 영국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영국 사람들에게 펍은 단순한 주점에 그치지 않는다.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펍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영국 사람들에게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영국에는 약 6만개의 펍이 존재한다.
 
지역에 하나씩 있는 교회에 비슷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펍으로 달려가 함께 응원을 하고, 정치의 계절이 오면 소란스럽게 정치토론을 벌일 수 있는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영국에서의 펍의 역사는 965년 에드가왕이 한 마을에 하나 이상의 펍을 둘 수 없다는 법령을 공포했던 것을 기록을 참고로 해도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존하는 펍 가운데 가장 오래 된 펍은 런던 코벤트 가든역 근처에 있는 ‘램 앤 플래그’(Lamb & Flag). 1623년 오픈했다고 하니 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두 도시의 이야기’를 쓴 찰스 디킨즈와 ‘테스’의 작가 토마스 하디가 단골로 찾았던 이 펍은 ‘양동이의 피’(Bucket of Blood)이라는 섬뜩한 이름을 달고 있었다고. 동네 건달들이 돈을 걸고 맨주먹으로 투전판을 벌여 양동이에 피가 가득 고일 정도로 혈투가 벌여 이런 이름으로 불리워졌다고 한다.

또 1679년에는 시인이자 극작가인 존 드라이든이 펍 앞의 골목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된 일이 있었다.
 
지금도 이 펍의 2층은 드라이든 바(Dryden Bar)라고 불러 이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현재의 펍 이름인 ‘램 앤 플래그’는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양의 모양을 하고 있는 세인트 존(St. John the Baptist)의 문장에서 따왔다고.
 

이 펍은 다양한 리얼 에일과 함께 감자요리인 재킷 포테이토와 샌드위치, 소세지 등을 제공하며, 오크바닥, 나무의자, 벽난로 등으로 장식된 고색창연한 튜더 왕조 양식 등이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펍의 나라 영국에는 램 앤 플래그처럼 전통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도 있지만, 세련된 인테리어의 현대적인 곳 등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공통점은 단순히 술이 마시는 밋밋한 장소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소통되는 공간이라는 것.

진짜 영국을 느끼고 싶다면 펍으로 들어가라. 양동이에 피가 고일 정도로 엄청난 싸움구경을 할 수는 없겠지만, 시끌벅적하고 맥박이 펄펄 뛰는 격동하는 삶의 현장이 그 곳이 있기 때문이다.

[ 도움말 :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장승희 전략기획팀장 (02)501-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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