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덕후가 韓1위 서버엔진 개발자로.."차기 엔진은 세계시장서 경쟁"

배현직 넷텐션 대표 인터뷰
세븐나이츠 등 250여개 게임에 사용
차기작 '프라우드넷2' 개발 중
우리만의 기능으로 글로벌 공략
  • 등록 2019-05-31 오전 1:00:00

    수정 2019-05-31 오전 11:14:32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미 간단한 게임을 개발했고, 중·고교 시절에는 오락실에서 할 수 있었던 더블드래곤이나 동키콩 등의 게임을 모방해서 만들었으며 대학 입학 직후 게임 개발 아르바이트와 졸업 후 게임 회사 설립까지. 국내 1위 게임서버 엔진 개발사 배현직(45) 넷텐션 대표의 이력이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무실에서 만난 배 대표의 인생은 말 그대로 게임과 함께였다.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이 게임기를 사주지 않아 아버지의 업무용 PC로 직접 게임을 만들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대학 때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고, 병역특례로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게임은 물론 게임서버 제작에도 참여했다. 어릴적 그저 좋아서 했던 일이 직업으로 이어진 경우다.

배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게임회사를 차렸다가 망한 뒤 깨달은 것은 내가 게임을 잘 만드는 재주는 없지만 프로그램을 잘 만든다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게임 개발은 취미로 하고 게임서버 엔진 개발에 매달렸다. 요즘도 취미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 대표가 이끄는 넷텐션은 사용된 게임 수에 기반했을 때 국내 1위의 게임서버 엔진 개발사다. 넷마블(251270)의 세븐나이츠와 몬스터 길들이기,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 등 약 250개 게임에 사용됐다. 해외진출은 아직이지만, 2위인 아이펀팩토리와 격차는 큰 편이다.

게임서버 엔진은 특히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처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즐기는 PC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과 서버간 소통을 원활히 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서버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게임 서버가 다운된다거나 렉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게임서버 엔진 글로벌 시장은 약 3700억원 규모의 틈새시장으로 볼 수 있다.

배 대표는 “게임서버 엔진은 누구나 개발할 수 있지만 잘 하는 사람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게임엔진보다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게임서버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게임 매출에 곧바로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넷텐션은 현재 자체 게임서버 엔진 브랜드 ‘프라우드넷’의 차기작 ‘프라우드넷2(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프라우드넷2는 게임 출시 후 서비스 불안정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고, iOS나 구글플레이가 업그레이드되거나 보안정책을 바꾸었을 때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또 신규 콘텐츠 추가시에도 속도를 빠르게 해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 대표는 “기존 프라우드넷은 솔직히 해외 서버엔진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아직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만의 장점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나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서버 엔진이 도저히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준비해 해외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직 넷텐션 대표가 이데일리 사옥에서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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