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여야 하는데…조선 빅3 해양플랜트 고비용 구조 여전

해양플랜트 공정 차질 문제 해소 안돼
가동률 100% 웃돌아..납기 준수 안간힘
계획 대비 인력 추가 투입..인건비 증가
  • 등록 2016-08-22 오전 6:00:00

    수정 2016-08-22 오전 6:00:00

상반기 기준 조선 빅3 가동률(단위: %, 자료: 각사)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선 빅3가 올들어 30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축하며 인건비 줄이기에 나섰지만 해양플랜트 건조작업에는 계획보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면서 여전히 고비용 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부실의 원인인 해양플랜트 공정 문제가 올 상반기에도 조선 빅3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올 상반기 100% 이상의 가동률을 보였다. 현대중공업(009540)이 113.1%로 가장 높았고 삼성중공업(010140)이 106.7%, 대우조선해양(042660)이 102.6%다. 최근 3~4년째 가동률이 100%를 웃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으면 수요가 급증해 그만큼 생산을 많이 했다는 의미로 산업의 호황을 나타낸다. 하지만 조선업의 경우 이미 수주한 물량을 기준으로 투입인원 및 근무시간 등의 가동계획을 수립하고 가동률을 계산한다. 가동률이 100%가 넘는 다는 것은 예상보다 인력과 시간이 더 많이 투입됐다는 것으로 결국 비용이 그만큼 더 들었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이 100%를 넘은 것은 발주사의 설계 변경 요구나 제작 과정의 경험 부족으로 해양플랜트의 공정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외주 인력을 끌어다 쓰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조선 빅3는 일감이 3년치 이상 쌓였던 2000년대 중후반에도 90%대 가동률을 유지해왔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해양플랜트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진 2013년부터 가동률이 100%를 훌쩍 넘기 시작했다.

조선 빅3가 추가 인력을 투입하거나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총력전을 펼치면서까지 납기일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쓴 것은 최근 몇년간 조선 수주가 대부분 ‘헤비테일(Heavy tail, 인도 시점에 대금의 50% 이상을 받는 계약)’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납기를 맞춰야 발주처의 불만 없이 인도할 수 있고 잔금을 받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인도한 세계 최대 규모 반잠수식 시추선 ‘오션 그레이트화이트’호의 마무리 작업을 위해 상반기 중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 FLNG(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지난 5월 건조 완료해 말레이시아에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물량 가운데 해양플랜트 및 시추설비 비중이 70%에 육박해 다른 업체보다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동률 상승은 업체들의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외주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일일 근로시간을 연장하면 인건비가 예산을 초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빅3는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납기 준수, 적기 인도’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설비 위주의 일반 제조업에서는 가동률이 높을수록 좋지만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의 경우 계획에 맞게 100%에 근접한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며 “가동률 100%를 넘는 것은 효율적인 생산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선 빅3 수주잔량 현황(자료: 각사) *현대중공업은 6월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7월말 기준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인도한 반잠수식 시추선 ‘오션 그레이트화이트(Ocean Greatwhite)’호. 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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