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자동차 3대 중 1대는 10년 이상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십여년 전보단 그 비중이 10배 이상 늘었지만 소비자의 실속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국내 자동차 등록통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 차량 비율은 33.6%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 기준 국내 총 자동차 등록대수(2011만7955대)중 10년 이상 차량은 476만5605대였다. 15년 이상도 197만6667대로 전체의 9.9%에 달했다.
보통의 승용차 운전자가 연 2만㎞ 전후를 운행한다고 했을 때 전체 차량의 3분의 1은 20만㎞, 10분의 1은 30만㎞ 이상 주행하는 셈이다.
| 현대 엑셀. 1985년 출시해 21년 전인 1994년 단종됐으나 현재도 2만759대가 국토교통부에 등록돼 실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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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비중은 이용 목적에 따라 달랐다. 개인 위주의 승용차의 10년 이상 비중은 30.6%였고 대부분 업무용인 승합차(39.5%) 화물차(46.0%) 특수목적차(41.1%)는 이보다 높았다. 개인은 노후차를 쉽게 교체하고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업무용 차는 상대적으로 오래 탄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차량관리를 꼼꼼히 해 수명이 늘었다고도 볼 수 있다.
회사별로는
쌍용차(003620)가 53.7%로 가장 많았고
현대모비스(012330)(구 현대정공)를 포함한
현대차(005380)가 35.9%로 뒤따랐다.
구 대우자동차 산하의 한국GM과 대우차(한국GM), 대우중공업(현 두산중공업), 대우버스, 타타대우는 그 비중이 34.2%였고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차)를 포함한
기아차(000270)는 30.8%였다. 1995년 삼성자동차로 출범한 후발주자 르노삼성은 10년 이상 차량 비중이 27.4%로 낮은 편이었다.
수입차는 10년 이상 모델 비중이 10.6%로 국산차보다 3분의 1로 낮았다. 오래 타지 않아서라기보다는 10년 전 수입차 비중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수입차는 2008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비교적 오래전부터 활발했던 수입 상용차의 10년 이상 비중은 33.5%였다 .
10년 이상 주행 비중은 10여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1997~1998년 IMF 외환위기 땐 3%에 불과했다. 차량 평균 내구성이 좋아진데다 IMF 시기 이후 전반적으로 과소비 풍조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차량 수명을 고려하면 누구나 10년 이상은 물론 20년까지도 주행할 있다고 조언했다.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운동본부 대표는 “승용차의 수명은 최하 50만㎞, 고급차는 100만㎞로 충분히 20년 이상 탈 수 있다”며 “그 이전의 고장은 소모품을 제때 교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대개 신차 구매를 재산 증가로 보고 정비비용은 손실로 보는데 사실은 그 반대”라며 “적정 시기에 사전점검하고 제때 소모품을 교환하면 자동차라는 ‘자산’ 가치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