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슬란 디자인이 호불호가 명확한 이유
이제 아슬란의 소비자가 누구인지 규정을 했으니 디자인으로 넘어가보자. 아슬란은 출시 초기에 그랜저와 신형쏘나타, 제네시스를 절묘하게 섞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벤츠를 보자. 벤츠는 2014년 유선형을 강조한 신형 S클래스에 이어 C클래스도 유선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모델변경을 앞둔 E클래스는 여전히 선형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볼보도 마찬가지다.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모델별로 변화를 통하면서도 나름의 디자인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플래그십 S80은 여전히 선형을 강조하지만 중형라인 S60은 선형과 유선형을 절묘하게 조화해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하지만 누가봐도 패밀리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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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가 어쩌면 아우디 A7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대형세단의 품위를 지켜냈던 것처럼 중대형 시장에서 지나치게 근육질이 강조된 그랜져에 지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정통 세단형에 가까운 아슬란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차가 디자인 컨셉이 나쁘지 않다는 느끼는 것은 전면 라디에타그릴이 더 커지고 시원해졌다는 점에서 명확해진다. 확실히 그랜저보다는 더 중후한 맛이 있다. 다만 뒷태가 유약해보이는 점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요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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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급 차량으로 3300cc 최고급 사양이 적절하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뒷유리에 자동블라인드커튼을 달아준 점은 좋지만 뒷자석 상석에 앉아보면 정말 ‘그랜저 판박이’이다. 사이드암의 버튼, 뒷좌석 송풍구까지 똑같다.
운전기사가 있는 전무님이라면 뒷자리에서 실내온도와 열선, 송풍 등 모든 편의장치를 콘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함께 에어컨과 히터를 좀더 효율적으로 뒷자리로 보낼 수 있는 별도의 송풍구도 마련해야 한다.
이와함께 최고급 사양에서 소프트도어록 장치 같은 것도 설치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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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어맨이 벤츠엔진을 달고 2000년에 출시돼 지금까지 장수하는 이유는 기업의 ‘2인자’가 탈 수 있는 차량이 의외로 없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가격면에서나 사양면에서 체어맨만한 차량을 찾기가 쉽지 않아 부회장이나 부사장 등 이른바 ‘vice’들이 선호하는 차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아슬란이 이같은 ‘2인자’를 공략하기위해 조금더 세련되게 조율된다면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틈새를 메워줄 ‘신선한 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번 시승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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