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위험 때문에"..보험사 최저보증이율 인하

삼성생명, 공시이율 상품 보증이율 0.5%P 낮춰
당국, 위험 정밀 측정위해 RBC비율 제도 변경
  • 등록 2014-04-01 오전 6:00:00

    수정 2014-04-01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보험사들이 보험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을 낮추고 있다. 금리 역마진 위험에 미리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은 다음 달 1일부터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보험 상품(보험료 납입 경과 기간 5년 이내)의 최저보증이율을 2.5%에서 2%로 0.5% 포인트 내린다.

현재 보험료 납입 경과 기간 5년 이내 보험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은 2.5%, 경과 기간 10년 이내는 2%, 경과 기간 15년 이내 1.5%를 적용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도 최저보증이율 인하를 검토 중이며, 앞선 지난해 9월 한화생명(088350)도 2~2.5%에서 1.5~2%로 최저보증이율을 내린 바 있다.

최저보증이율이란 금리 연동형 상품에 적용되며 보험사가 시장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지급을 보장하는 최저금리를 말한다. 시장금리에 따라 매달 오르고 내리는 공시이율과 달리 최저보증이율이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최저보증이율은 자산운용 수익률과 사업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산한다.

보험사들이 최저보증이율을 낮추는 이유는 금리 역마진 위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말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적립금 평균 이율은 5%로 전체 운용자산이익률(4.4%)보다 0.6% 포인트 높았다. 보험사들이 자산을 굴려 얻은 이익보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가 더 많아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최저보증이율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대한 위험을 더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손봤다. 2014년 3월 말부터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내 금리민감도 적용 방식을 기존 계단식에서 슬라이딩 방식으로 바꿨다.

예컨대 계단식 방식은 금리 민감도를 측정할 때 0부터 5는 2, 5초과는 5로 적용했다면 슬라이딩 방식에서는 구간을 더 세분화해 0~3은 1.5, 3~5는 2 등으로 금리 민감도를 측정한다. 즉 보험사 입장에서는 RBC비율의 변동폭이 줄어 급격한 하락에 따른 충격이 완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 관계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한 최저보증이율 조정 문제는 계속 고민될 것”이라며 “다만 금리를 낮추면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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