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대화록' 오늘 결론난다

  • 등록 2013-07-22 오전 6:00:01

    수정 2013-07-22 오전 6:00:01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판도라가 에피메테우스의 저택에 있던 항아리를 열었을 때 온갖 해악만 튀어나왔듯, 지루한 공방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사초(史草)를 봉인해제했더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논란이 불거졌다.

22일 그 논란이 ‘검색 기술 문제’라는 해프닝으로 끝날지, 정국을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 속으로 몰고 갈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된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 논란’을 종식시킬 핵심자료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존재 유무를 최종 결론낼 예정이다.

앞서 새누리당 황진하·조명철 의원, 민주당 전해철·박남춘 의원 등 여야 열람위원 4명은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성남의 국기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찾기 위해 재검색을 재개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측 황진하 의원은 열람 후 취재진과 만나 “결론을 못 낸 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일(22일) 오전 10시 열람을 속개해 확인작업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결과를 본 뒤 오후 2시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대화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최종 결론낼 경우, ‘사초(史草) 증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정국은 또다시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미 참여정부가 대화록을 국가기록원에 넘기지 않았거나 이관 후 고의 폐기했다는데 쪽에 무게를 두며 검찰 수사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칼끝은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정권 인계작업에 직접 관여했고, 최근 야권내에서 대화록 공개 요구를 주도한 문재인 의원과 친노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참여정부에서는 대화록을 분명히 이관했지만 이명박정부에서 사라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검수사나 청문회 등을 통해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대선당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맞물려 박근혜정부와의 연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특히 여야의 단기 정쟁을 떠나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화록 실종 논란이 이른 시일 내 결론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애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장기적이고 소모적인 공방전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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