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만명 정규직 전환한 이마트

  • 등록 2013-03-05 오전 7:00:00

    수정 2013-03-05 오전 7:00:00

신세계 이마트가 내달 1일부터 전국 146개 매장에서 하도급 업체 소속으로 상품진열을 전담해 온 하도급 직원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은 정년보장과 함께 소득이 27%가량 높아지고 학자금 의료비 지원등 복지혜택을 받게된다. 특히 전환 인력의 47%가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40~50대 중년 여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측은 “연간 600억원의 추가비용이 더 들어간다”면서도 “정규직 전환이 정부시책이자 사회적 문제로 이슈가 됨에 따라 소모적인 논쟁을 버리고 상생의 길을 택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200억원을 들여 시간제인 캐셔직군을 정규직화했는데 퇴직률이 낮아지고 업무숙련도가 높아져 투자비용 이상의 성과를 거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사실 이마트의 결정은 등이 떠밀려 이뤄진 점이 없지 않다. 직원 사찰과 노조설립 원천 봉쇄 등 일련의 불법 행위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상황에서 사내 하도급 문제까지 불거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 카드를 내민 것이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부당내부거래로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그룹차원의 위기의식도 반영됐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의 지적사항을 즉각 수용한 데다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재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내 하도급 인력과 관련해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고도 직접 고용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도 있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사례는 정규직화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음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호응하듯 고용노동부는 이마트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1978명에 대해 불법파견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직접 고용하지 않으면 198억원을 과태료로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의 실태점검에서 ‘법위반 없음’이라는 결론과 다른 것으로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변화를 끌어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유통업 전체에 대한 체계적 실태 조사를 하겠다”며 “불법파견이 발견된 즉시 직접 고용명령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만 실천해도 장관직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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