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0.1%포인트에 자금흐름이 갈리자 세금에 눈을 돌린 것이다. 요즘처럼 이자 한두 푼이 아쉬운 때에 세금 걷는 소득 기준마저 낮아졌다. 고액 자산가들 얘기인 줄만 알았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바로 나일 수도 있게 된 상황. 세금 아껴 세후수익률을 높이려는 욕구가 강해진 것이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3.3% 수준이다. 올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예측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2.5%, 2.7%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금리는 거의 제로거나 마이너스인 것이다. 이마저도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더 줄어든다.
시장금리도 마찬가지다. 국고채 3년 금리는 2.7%대로 사상 최저 수준이고 한때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3% 전후에 머물고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금이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내림세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현재 95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고, 금 선물도 온스당 160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10월 1800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낮다.
때문에 금융상품별 수익률을 깨알같이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주는 상품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윤희숙 신한은행 PB분당센터 팀장은 “자산가들도 금리가 높을 땐 유하지만 금리가 낮을 때에는 오히려 더 깐깐해진다”며 “0.1%포인트에 선택을 달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상품 수익률이 고만고만할 때에는 세테크가 뜨기 마련이다. 같은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이라도 세금을 덜 내면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요즘 ‘절세가 대세’ 말이 유행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달라진 과세제도와 절세 상품을 주제로 잇따라 세미나를 여는가 하면 야간까지 절세에 대한 상담창구를 개설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절세상품 마케팅을 위해 각종 이벤트도 줄줄이 개최하고 있다.
실제 자금도 절세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즉시연금으로 자금이 대거 몰린데다 물가연동국채, 브라질 국채는 물론이고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뜨고 있다. 증권가에서 대표적인 절세 펀드로 부각됐던 ‘패러렐 유전펀드’는 지난주 청약 결과, 4000억원 모집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 절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