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에 고유가까지 겹쳐 자가용족들의 시름이 깊다. 이런 고유가 틈바구니 속에서도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고연비 차량은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특수를 맞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 10일, 리터당 1693원에서 23일 1946원으로 ℓ당 5개월 여 동안 253원이 급등했다.
고유가 수혜를 한 몸에 받은 차량은 뭐니뭐니해도 기아차(000270) 모닝이다. 모닝은 실용성을 앞세워 지난해에도 10만1570대가 판매돼, 전체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오른 스테디셀러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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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의 인기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모닝은 중고차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로 몸값이 높여져, 거래가 역시 지난해 연말 대비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올랐다. 신형 모닝의 경우 중고차시장에서 디럭스 스페셜은 1190만원에, 럭셔리는 1200만원에 거래된다. 이는 신형 모닝의 럭셔리 트림의 신차 가격인 1235만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임민경 SK엔카 팀장은 "고유가로 오피러스, 그랜저TG, 에쿠스 등 대형차 가격은 100만원∼200만원이 내려 거래돼도, 사는 사람이 없다"며 "모닝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20∼50만원 이상 상승했음에도 문의전화가 30%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각광을 받지 못했던 하이브리드 차량도 고유가 시대를 맞아 반짝 특수를 누르고 있다. 명실공히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프리우스 모델은 5인승 준중형차로 연비가 ℓ당 29.2㎞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프리우스는 올 들어 2월까지 339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1003대의 30% 수준으로, 올 월들어 평균 판매량은 160여대로 지난해 평균 83대의 두 배에 달한다.
렉서스 CT200H 역시 지난 2월 16일 출시되자마자 175대가 판매됐다. CT 200h는 99마력 1.8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더한 '시스템 출력'으로 136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리터당 25.4km의 우수한 연비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