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상원의원에서 최고령 대통령…바이든 정치인생은

29세 나이로 상원의원 당선, 내리 6선 성공
'핵심' 법사위·외교위 거쳐…반세기 정치인생
서민·중산층 대변 '엉클조', 안타까운 가족사도
  • 등록 2024-07-22 오전 4:33:43

    수정 2024-07-22 오전 8:25:2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남은 기간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2020년 후보로 제가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카말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하는 것이었다”며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카말라가 올해 우리 정당의 후보가 되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표하고 싶다”며 “민주당원들이 이제 함께 모여 트럼프를 이길 시간이다. 이렇게 해봅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27일 지난 대선 첫 TV토론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줘 민주당 안팎에선 대선 후보 자진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한동안 바이든은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고수했으나 민주당 지도부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그의 오랜 우군들까지 우려를 표하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2001년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이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북한에 대한 회담을 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FP)


중산층의 아들,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으로

바이든은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증조부가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내는 등 유복한 집안이었으나 바이든이 태어날 무렵부터 가세가 기울었고 1950년대 델라웨어주로 이사했다. 델라웨어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마틴 루터 킹, 존 F. 케네디 등을 보면서 대통령의 꿈을 키웠다.

이후 바이든은 델라웨어대에서 역사와 정치학을, 시라큐스 법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법학대학원 재학 중 네일리어 헌터와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70년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1972년 만 29세 나이로 델라웨어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 최연소 상원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그는 2009년까지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을 36년간 역임했다.

1994년 상원의원 시절 경찰 인력 증원 및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강력범죄 처벌 강화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당시 범죄율 감소에 기여했으며, 가정폭력과 성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법적 대응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원의원 시절 변호사 경력을 살려 상원 법사위원장을 지낸 바이든은 외교위원회로 옮긴 뒤에는 외교위원장을 세 차례 역임했던 만큼 외교통으로도 통한다.

1987년 조 바이든 당시 미 상원의원(왼쪽)과 그의 아내 질 바이든.(사진=AFP)


부통령으로 8년, 최고령 대통령 취임

1987년과 2008년 두 차례 당내 대통령 선거 경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바이든은 2008년 버락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로 지명돼 당선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동안인 2017년까지 부통령으로서 경제 회복, 오바마 케어, 외교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보험 의무 가입을 요구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 보조금 제공하는 오바마케어는 의료 접근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철군 계획을 주도하며 외교 무대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2020년, 바이든은 대통령 후보로 다시 출마해 도널드 트럼프를 꺾고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그의 나이 77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그는 대통령 임기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인프라 투자, 기후 변화 대응, 경제 회복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가슴 아픈 가족사의 엉클 조

‘엉클 조(Uncle Joe·조 삼촌)’라고 불리며 이웃집 아저씨처럼 인간적이고 친근한 면모로 인기를 끌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대변해온 정치인으로 꼽힌다.

안타까운 가족사도 있다. 197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지 한달 만에 교통 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딸 나오미를 잃었다. 그는 당시 상원의원직을 포기하려 했지만 동료 의원들이 이를 만류했다. 이에 사고에서 살아남은 장남 보와 차남 헌터가 입원한 병실에서 바이든이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엄마를 잃은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매일 윌밍턴의 집에서 175KM 떨어진 워싱턴DC의 의회까지 기차로 출퇴근했다. 5년 뒤 영어교사 질 제이컵스와 재혼하기 전까지 그는 여동생의 도움을 받아 두 아들을 직접 키웠다. 이후 바이든은 사고로 떠난 첫 아내와 딸의 죽음을 기리며 매년 12월 18일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는 첫번째 아들도 먼저 보내야 했다. 장남 보 바이든은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015년 4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델라웨어주 법무장관까지 지냈던 보 바이든은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학벌, 인품, 사생활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모범적인 아들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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