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고금리 여파…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먹구름

[강등 또 강등…하반기도 먹구름]①
국내 신용평가 3사 등급 상하향배율 0.4
PF 우발채무 부담…건설·제2금융 등급 강등
"하반기에도 등급 강등 흐름 이어질 것"
  • 등록 2024-07-05 오전 1:02:49

    수정 2024-07-05 오전 7:22:47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안혜신 기자]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다. 신용등급은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하반기 ‘무더기 강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4일 이데일리가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올해 상반기 장기 신용등급 변동 현황(중복포함)을 분석한 결과 3사의 평균 등급 상하향배율은 0.4로 집계됐다. 상하향배율은 상향 조정 건수를 하향 조정 건수로 나눈 값으로 1배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내려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신용등급 상하향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분기 들어 줄줄이 하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커지면서 건설 및 제2금융권 관련 업종의 등급 강등이 이뤄지면서다. 고금리 여파에 유통 업종을 비롯해 업황 저하로 재무부담이 커진 석유화학 업종도 신용등급 강등 대상이 됐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PF 관련 부실의 여파로 △건설(태영건설, GS건설, 신세계건설, 동광건설) △부동산신탁(한국토지신탁) △금융(SK증권, 오케이캐피탈)에서 등급 강등이 이뤄졌다. 실적 악화로 인해 △유통(이마트, 롯데하이마트) △게임(컴투스, 펄어비스) 등의 업종도 신용도 하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하반기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기업 신용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은 121곳, ‘긍정적’은 69곳으로 나타났다.

또 매년 상반기 이뤄지는 회사채 정기평가에서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직전 연도 재무제표에 근거해 평가가 이뤄진다. 기업 실적과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 때 올해 연말까지는 하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등급이라는 건 실적이 확인되고 나서 등급 변경이 이뤄져 후행적인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았고 올해 상반기에도 경기 흐름이 좋다고 보기는 어려워 결국 하반기에 있어서도 신용등급 강등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하 시점이 신용등급 방향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일 금리 인하 시점이 오는 4분기 이뤄진다면 내년 상반기가 되어서야 신용등급이 개선되는 쪽으로 전환을 기대해 볼 만하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 1분기로 딜레이된다면 신용등급에 있어서는 더 부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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