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청원은 당시 26세의 나이로 사망한 황예진 씨의 모친이 올린 것으로, 황 씨에게 가해진 ‘데이트 폭력’에 대한 상세한 상황과 함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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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해자가 운동을 즐기며 수상인명구조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30살 남성으로,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며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다면 쓰러진 딸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걸 몰랐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하고 쓰러진 딸을 일부러 방치해 골든 타임을 놓치게 했다”고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개된 CCTV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2021년 7월 25일 오전 2시 40분쯤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맨발로 급하게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남자친구 이 씨(당시 32세)를 붙잡았다. 다른 CCTV 영상을 통해서는 황 씨가 남자친구의 머리카락을 낚아채듯 잡은 후 이 씨는 황 씨를 제압해 10여 차례 벽으로 밀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황 씨가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CCTV를 통해서는 황 씨를 쫓아온 이 씨가 황 씨에 무언가를 말하는 듯했고 5분 뒤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이 씨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진 황 씨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다시 1층에 내려 현관 입구에 황 씨를 질질 끌어다 놓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이 씨는 황 씨를 바닥에 둔 채 119에 “술을 많이 마셔 완전 기절했다” “머리를 옮기려다 찧었다. 머리에서 피가 난다”고 신고했다. 신고 내용 어디에도 폭행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황 씨는 3주 동안 의식불명으로 중환자실에 있다가 그해 8월 17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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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의 모친은 청원문에서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한다”며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그해 10월 6일 이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유족의 바람과는 달리 이 씨에게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2022년 1월 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이 씨가 황 씨와 감정 대립 중에 우발적으로 폭행하면서 상해치사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인에 대한 의도로 방치했다고 인정하긴 어렵다”며 이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교제살인’ 내지 ‘스토킹살인’의 일반적인 유형으로 보복의 의도로 계획적인 살인에 이르는 경우와는 사안이 다르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2022년 7월 13일 항소심 재판부도 “머리를 직접 가격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어 수법이 잔혹하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이 씨에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이 씨 측 모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지난 7월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얼굴에 소변을 누고 머리를 민 일명 ‘바리캉 폭행남’ 사건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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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의 변호인은 “공소장 내에는 특수협박, 강요, 폭행, 성폭행,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해 협박 등 굉장히 여러 가지 범죄가 들어있다”며 “현재 공소장 기재 사실 외에도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고 그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B씨는 피해 이후 5차례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가운데, C씨는 검찰과 초대형 로펌을 거친 전관 변호사 등이 포함된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하고 재판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사회 곳곳에서는 이같은 데이트폭력이 일어나고 있으나 ‘데이트폭력 처벌법’은 요원하기만 하다. 관련 법안이 이미 발의됐지만 국회에서는 여전히 계류중이다.
다만 폭행 등 ‘데이트폭력의 범주’에 있는 사안의 법안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인에 모욕적인 말을 한다면 ‘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고, 폭력을 행사 했을 경우 ‘폭행죄’, 연인이 원치 않는 스킨쉽 및 성폭력을 가했을경우 ‘강제추행 또는 강간죄’가 적용되는 식이다.
현재로선 이를 통틀어 해석할 만한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트폭력’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