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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은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이 7.1대 1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흥행에 참패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4만4000~4만9000원) 하단보다 32%나 낮은 3만원으로 결정됐다.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마찬가지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4.4대 1을 기록하면서 희망밴드(2만~2만3000원) 하단보다 20% 낮은 1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그런데 상장 후 주가 흐름은 수요예측 분위기와는 정 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루닛은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소폭 높은 3만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했다. 상장 당일 종가는 4만원으로, 공모주를 배정받았다면 이날 하루에만 주당 33%의 이익을 챙겨간 셈이다. 현재가 역시 상장 당일 종가보다 9% 높은 수준이다.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쭉 들고 있었다면 최소 주당 45%의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부진하다. 영창케미칼이 대표적이다. 영창케미칼은 수요예측에서 16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1만5000~1만8600원) 상단인 1만8600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막상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1만8400원에 형성됐고, 이 보다 10.6% 낮은 가격에 첫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주가는 1만4750원으로 공모가보다 20.7%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성일하이텍도 비슷하다. 성일하이텍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무려 2269.7대 1이라는 수요예측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공모가 역시 희망 범위(4만700~4만7500원) 상단을 초과한 5만원으로 결정하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형성한 뒤 상한가)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막상 상장 당일에는 시초가(9만9900원)보다 11.7%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당일 공모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지만 실적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아닌 기업의 적정한 시장 가격에 대한 판단이 공모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