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창업한 지 24년만에 티맥스소프트 매각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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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SW 국산화…고집스런 OS 개발로 위기도
직원들 사이에선 ‘교수님’이라 불리는 박 회장(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이 시스템 SW 회사인 티맥스소프트를 세운 건 1997년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티맥스소프트처럼 시스템 SW를 만드는 회사가 전무했던 시절이다. 개발자 출신의 박 회장은 당시 개발진과 의기투합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제우스’를 만들었다. 박 회장의 도전은 성공했다.
제우스는 오라클, IBM 등 걸출한 글로벌 IT기업을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40%가 넘는 탄탄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SW 원천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다. ‘한국 SW의 자존심’이라는 자화자찬도 수긍이 간다.
이후 티맥스소프트는 경제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워크아웃에도 들어갔다. 이때 OS를 개발했던 관계사 티맥스코어가 매각되며 OS 개발의 꿈도 꺼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2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회사는 2019년 티맥스OS를 다시 내놨다. 10년 전에 비하면 성능이 나아지긴 했지만 뛰어나진 않았다.
사업 성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망분리 환경 하에 있는 공공기관의 PC에 일부 공급된 정도다. 10년에 걸친 OS 개발은 그의 고집과 집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1956년생으로 예순을 훌쩍 넘긴 그는 여전히 티맥스소프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을 맡고 있다.
‘황금알’ 낳아온 티맥스소프트 매물로…운명은?
결과적으로 박 회장은 ‘황금알’을 낳아온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하게 됐다. 매각 대상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박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60.7%다.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올리겠다고 공언한 지 2년만의 일이다. 현재 MBK파트너스, 맥쿼리자산운용,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운용사 세 곳과 클라우드 관리(MSP) 회사인 베스핀글로벌이 인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라있다. 연내 매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최대 1조원 규모의 매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1008억원, 영업이익은 35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한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끄는 동시에 데이터베이스(DB) 솔루션을 제공하는 티맥스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티맥스A&C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OS와 달리 DB 솔루션 ‘티베로’는 오라클의 공세 속에서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적합한 기업에 인수만 된다면, 티맥스소프트가 새롭게 국내외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IT업계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는 시스템 SW의 국산화로 수 조원의 외화 유출을 막고 고급 기술 엔지니어 양성에 기여함으로써 ‘SW 사관학교’ 역할을 했다”며 “시대적 대세인 오픈소스 기술 도입과 활용이 상대적으로 늦었고, 국민과 투자사들에 신뢰감을 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했다.
박대연 회장은…△1956년생 △미국 오리건대 컴퓨터 사이언스 석·박사 △티맥스소프트 설립(1997년)△전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1998년 1월~ 2007년 3월)△티맥스소프트 회장 겸 CTO(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