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들썩]‘사망사고’ 킥보드 라임 앱 써보니…“면허 없어도 바로 대여”

부산서 라임 전동 킥보드 운전자 사망사고
美 업체 라임, 부실한 안전관리 도마 위
라임 서비스 중단 요구 봇물...라임코리아는 '묵묵부답'
  • 등록 2020-04-19 오전 12:05:00

    수정 2020-04-19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에서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최근 부산에서 무면허로 미국업체 ‘라임(Lime)’의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던 운전자가 차량과 충돌해 숨졌습니다.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 인증 시스템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라임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차량과 전동 킥보드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무면허’ 킥보드 운전자 사망…대여업체 확인 절차 無

지난 12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서 라임의 전동 킥보드를 타던 운전자 30대 A씨가 마주 오던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당시 만취 상태로 킥보드를 이용한 A씨는 무단횡단을 했고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뒤 라임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A씨가 대여서비스를 이용한 라임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에서 라임코리아를 통해 공식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규정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별도의 운전면허 인증 절차를 밟고 있지 않습니다. 라임코리아 측은 한국에서 면허 인증 시스템 개선을 위해 미국 본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원동기 장치 면허가 있어야 운행이 가능합니다. 라임은 휴대전화에 앱을 내려받고 가입만 하면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연결도 쉽지 않습니다. 라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사고 발생 시 비상 연락처가 표시돼 있어 연결을 시도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전화 상담이 중지됐다’는 안내만 흘러나왔습니다.

라입 서비스 이용을 위한 가입 절차(사진=라임 앱 화면 캡처)
라임 앱, 면허 인증 없이 3분 만에 손쉽게 가입

라임 앱을 사용해봤습니다. 가입 절차는 △앱 설치 후 접속 △국가 코드 선택 후 전화번호 입력 △문자로 오는 인증번호 입력 △위치 서비스 사용 동의를 하면 됩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회원가입 절차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름이나 주민번호 등을 입력하지 않아도 됐고,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하면 가입은 손쉽게 이뤄졌습니다. 실제 킥보드를 대여할 땐 추가로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QR코드 스캔 후 결제만 하면 됩니다.

가입 절차 중 이용약관에 △이용자 본인은 만 18세 이상 △유효한 운전면허증이 있다 △음주운전을 절대 하지 않는다 △주행 시 헬멧 착용 등의 안내는 있지만 사실확인여부와 관계없이 ‘동의합니다’만 누르면 무리 없이 가입됐습니다. 음주운전 여부나 타인에게 무단 대여하는 것을 확인할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안전관리 부실’ 꾸준히 문제 제기됐지만…‘규정 없어’ 외면

누리꾼들은 허술한 규제 장치를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고 관련 기사에 누리꾼 ‘days****’은 “운전을 하다 킥보드 운전자의 개념 없는 운전 태도에 기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면허 여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대여하다 보니 미성년자도 간단한 가입절차를 거쳐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예견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관련 문제는 반드시 공론화해서 법적인 제한조치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라임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해 사용규제를 강화시켜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역시 꾸준히 올라오는 등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 라임 운영체제 비판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부산 해운대갑 지역구에서 3선에 성공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해당 사고를 접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임 측의 잘못된 운영체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작년부터 전동 킥보드 사고가 급증하자 다른 대여업체들은 대부분 회원가입 과정에 면허 소지 여부를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라임은 (미국) 본사와의 협의를 핑계로 6개월 동안 이런 요구를 묵살했고 결국 사망사고까지 일어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라임은 무면허 운전을 부추겼다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태를 촉발한 라임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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