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26일 부분 파업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파업에 참가하는 노조원들에게 상품권을 나눠주기로 해 구설수에 올랐다. 노조가 조합원의 파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상품권을 마치 경품처럼 내건 행태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상품권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파업 때 노조원 참여가 저조하자 이번에 돈을 풀어 파업동력을 유지하려는 수순인 셈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이는 회사 경영현실을 무시한 요구다. 현대중은 국내 조선경기 침체로 2013년부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노조가 파업했던 지난해에도 3조2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경기의 동반침체와 회사 적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조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떼를 쓰는 모습이다. 이는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고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골몰하는 회사를 더 큰 어려움으로 몰아가는 처사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중 노조는 오는 9월 9일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 노조와 함께 공동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중 노조는 경영위기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는 것은 잘못이라며 공동파업 동참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을 포함해 조선 3사의 평균 연봉은 7000만~8000원대에 이른다. 이 같은 고액 연봉에 비해 조선 3사는 올해 2분기에만 4조7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냈다. 경영진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머리띠부터 두른다면 이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겠는가.
현대중의 파업은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회사 경영 상황에 눈을 감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귀족노조의 적폐가 이어지는 한 기업발전은 있을 수 없다.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귀족노조는 현실을 직시하고 어떤 행보가 회사와 노조를 상생의 길로 이끌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