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지먼트]아이디어 내면 전폭적 창업지원하는 회사(29)

직원들이 사장실을 식당이나 미팅장소로 애용하는 회사
국내대표 소프트웨어업체 지란지교소프트 오치영 대표
  • 등록 2014-09-26 오전 5:00:00

    수정 2014-09-29 오전 9:20:35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우리 회사 사장님 집무실은 직원들끼리 식사를 하거나 미팅할 때 가장 애용하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이 되는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지란지교소프트의 서지영 경영전략실 팀장은 회사 사장실의 용도를 이채롭게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회사 구성원들이 가장 조심스러워하고 근접하기 어려운 회사내 장소는 단연 최고 경영자9CEO)의 집무실이다. 가히 회사 내 최고 성역(聖域)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특수한 성격을 띤 회사 최고경영자의 집무실을 지란지교소프트의 직원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서 팀장은 “CEO 집무실을 직원 누구라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문화가 개방적이고 수평적이라는 것을 상징한다”고 귀띔했다. 사장이 집무실에서 회의를 주재할 때 등을 빼고, 직원들은 사장실을 하루에도 1~2번씩 돌아가며 애용한다.

사장실을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쓸 수 있게 만든 오치영(44) 지란지교소프트 창업자 및 대표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오 대표는 “사장실을 직원들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사장실 사용을 꺼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사장과 직원들 사이에 강한 신뢰가 형성돼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장이 직원들과 신뢰를 먼저 구축하려면 직원들을 대할 때 성공한 기업인들이 갖기 쉬운 권위주의를 버리고, 이웃집 형이나 오빠와 같은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공공기관 최다 구축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인 PC필터(PCFILTER)를 비롯, 전국 30여만명의 교사가 사용하는 업무용 메신저인 쿨메신저, 자녀보호솔루션 점유율 1위인 엑스키퍼 등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등에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회사로는 보안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지란지교시큐리티, 보안솔루션 유통전문기업 지란지교SNC 등이 있다. 이 회사 직원은 240여명 규모이며 지난해 3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퇴사하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재입사한 직원들이 많이 근무하는 것도 지란지교소프트의 독특한 기업문화다. 이 회사 직원 가운데 재입사해 일하고 있는 사람만 10여명에 이른다. 전체 직원의 5%에 육박하는 규모다. IT기업 근무자들의 이직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게 일반적이라 하더라도, 재입사한 직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퇴사한 직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유를 물으니 오 대표는 “회사 전체 평균 연령이 32세일 정도로 젊다”며 “대부분 구성원들이 직장 생활의 경험이 짧다보니 우리 회사 복지나 급여가 아무리 업계 최고 수준이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은 막연한 동경이나 욕구가 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퇴사자보다 재입사자가 많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사하고 다양한 경쟁업체들로 이직한 직원들이 그곳에서 근무를 해보더니 ‘역시 지란지교소프트만한 회사가 없구나’하고 깨닫고 다시 돌아온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재입사자가 많다는 것은 “지란지교소프트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환경을 갖춘 회사”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결정적인 하자가 없으면 퇴사자라도 재입사를 원하면 언제든지 받아주는 이 회사의 개방주의 문화도 ‘재입사자 전성시대’를 열게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재입사자는 경쟁사들에서 근무하며 소중한 여러가지 경험을 쌓고 돌아온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우리 회사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국내대표 소프트웨어 업체인 (주)지란지교소트프의 오치영 대표는 “회사의 존재 이유는 직원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좋은 아이디어만 내면 창업을 하거나 사내벤처를 만들 수 있도록 회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회사는 꿈을 이루는 곳이다. 매출이나 이익보다 직원 개개인들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회사의 존재 이유다.”

오 대표가 회사의 핵심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틈나는 대로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경영철학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가 고안해낸 주요 전략이 ‘드림 플랫폼’이다. 회사가 직원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들 누구나 사업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직무, 직급에 관계없이 팀을 만들어주며 전폭적으로 회사가 지원한다.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창업으로 이어 나갈수도 있다. 이 때도 회사는 금전적 지원 뿐아니라 회사의 장비,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를 조건 없이 제공한다. 여기에 회사가 나서 창업과 사업전개에 필요한 컨설팅, 마케팅은 물론 필요한 업체들과의 네트워킹을 맺는데도 대신 나서준다. 오로지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데 있어 회사는 ‘무한 지원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업 아이디어를 낸 회사 직원들이 드림 플랫폼을 통해 창업으로 이어진 케이스가 5~6개 업체에 달한다. 드림 플랫폼은 내부 직원들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란지교소프트는 기술력은 좋지만 판매가 어려운 신생회사들의 제품을 발굴, 소개하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얼마 전에는 프리랜서 개발자가 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회사에서 테스크포스(TF)를 꾸려주고 운영비까지 지원해 주면서 창업에 성공하게 만들기도 했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내 각종 동호회들도 이 회사의 펀(Fun) 경영을 정착시키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는 10여개의 동호회가 활동 중인데 여기에 가입한 직원이 모두 100명을 넘어선다. 절반 가까운 직원이 동호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동호회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파격적인 것도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지원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 동호회에 직원들이 너나없이 참여하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기업문화가 강하다 보니 동료들간 친목 도모를 위한 동호회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직원들간 쌓은 동료애가 행복한 회사문화를 정착시키기는 데도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 본인도 농구동호회에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진한 동료애는 10여 쌍에 이르는 사내커플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 회사 직원 10명 가운데 1명 꼴이다.

△오 대표가 꿈꾸는 이 회사의 미래는.

-직원들의 ‘꿈’이 가장 중요하다. 꿈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열정이 생기고, 그 열정을 통해 무궁무진한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직원들의 꿈 가운데 앞으로 10년안에 10개의 제대로 된 꿈을 찾아 함께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그 꿈 하나당 1000억 원 이상의 가치로 현실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초부터는 회사에서 ‘드림 콘테스트’를 정례화시킬 것이다.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당선된 직원에게는 이를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전사적으로 해줄 예정이다. 사업자금 지원을 위해 파격적인 상금도 내걸 방침이다. 사업 아이디어가 당선된 직원은 사내 벤처나 창업 어느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직원들의 행복과 보람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단순히 복리후생과 연봉 등의 조건보다 회사와 직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성취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행복과 보람의 기반이 되는 펀 경영을 꿰뚫는 단어도 ‘꿈’이다. 성공적인 펀 경영을 위해서는 직원과 회사가 꿈이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회사의 제도나 문화가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지란지교소프트는 회사명인 지란지교(芝蘭之交)처럼 회사가 직원들은 물론 고객, 세상과의 향기로운 사귐을 진심으로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은 한발 한발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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