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人]'제2 창업' 박삼구 회장 ..화려한 부활 예고

지주사 금호산업 워크아웃 졸업 가시권
모태 '금호고속' 인수, 그룹 쇄신 계기
금융위기 이전 그룹 재건, 연말쯤 가시화
  • 등록 2014-08-11 오전 3:15:35

    수정 2014-08-11 오전 9:39:52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박삼구(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 부친이자 그룹 창업주인 고 금호 박인천 창업주의 30주기 기일에서 박삼구 회장은 “선친께서는 창업 이후 혼란과 격동 속에서도 불굴의 투지와 집념으로 위기를 극복해 오늘의 금호아시아나를 일궈냈다.”며 “금호아시아나는 선친의 가르침에 따라 어려움을 딛고 제2창업을 통해 새로운 비상과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M&A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박삼구 회장은 금융위기 여파에 휩쓸렸다. 2009년 12월 금호산업·금호타이어(워크아웃), 아시아나항공(채권단 자율협약) 등이 줄줄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그룹 사령탑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박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뒷단에서 절치부심했다. 100대1 차등감자, 2000억원이 넘는 사재출연 등 개인적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 덕에 진정성을 인정받으면서 박 회장은 작년 금호산업의 등기이사로 선임됐고, 경영일선에 한발 다가섰다. 현재 채권단은 모든 경영권을 박 회장에게 위임할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다.

최근엔 2010년 경영 위기 이전으로 그룹을 되돌리는데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매출 12조15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체결 상태인 주력 계열사들이 정상화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2년만 해도 영업손실 1648억원을 냈지만, 작년 1분기부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도 당기순이익 136억원(포괄 손익계산서 기준)를 기록했고,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상반기 분양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건실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 12월 옛 대우건설 채권단과의 소송에서 이겨 546억원도 되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금호타이어도 올해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543억원, 영업이익 1987억원, 당기순이익 853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말 일본 요코하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두 회사의 연구개발비를 합하면 세계 4위 정도. 세계적인 타이어 메이커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셈이다.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 4억달러 규모의 미국 조지아공장 건설도 곧 재개한다. 이에 따라 연말쯤에는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온전하게 경영권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그룹의 품을 떠났지만, 이때 함께 매각한 옛 계열사를 하나씩 다시 찾고 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붙여놓아 재인수의 기회를 열어놓았고 2012년에 금호터미널, 올 초에는 금호리조트를 되샀다. 최근엔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인수를 위한 대금은 신세계에 매년 매출의 1.6%를 임대료로 받던 광주 부동산의 임대조건을 20년치 보증금으로 바꿔 5000억원을 미리 받아놨다. 광주를 놓고 신세계와 롯데가 유통망 경쟁을 상황을 잘 활용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인수를 통해 그룹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그룹 재건의 신호탄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워크아웃 5년 차인 박삼구 회장. 혼란과 격동 속에 ‘사심’은 내려놨지만 ‘기업 정상화’란 대의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급류에 휩쓸리지 않고 재기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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