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 등록 2013-12-02 오전 6:00:00

    수정 2013-12-0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연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겨울을 맞이하는 개성공단이 유난히 을씨년스럽다.

지난 9월 우여곡절 끝에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4월 가동중단 이전만 해도 시속 100km로 쾌속질주했지만 지금은 가다서다만 반복하는 꼴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모임인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남북한 당국에 개성공단에 대한 정경분리 원칙 천명을 요구하고 공단의 안정적 유지 발전을 위한 노력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재가동 이후 70여일이 흘렀지만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실질 가동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건 이미 옛말이 됐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운영자금 고갈과 바이어 철수 등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임금체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특히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금(경협 보험금) 상환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보험금을 상환하지 못한 업체는 고통이 심하다.

재가동 이후 만성적인 경영난이 일상화되면서 남북평화의 경협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한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입주기업인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일부 업체의 경우 사업철수 또는 공장매각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불안정한 남북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개성공단에서 미래를 찾기 힘들다는 것.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공장매각 또는 개성공단 철수를 선택하는 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개성공단에 모든 것을 올인한 입주기업인들은 이래저래 애가 탄다. 특히 개성공단이 존폐 기로에 내몰렸을 당시 쏟아졌던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사라지면서 힘이 쏘옥 빠졌다. 최근에는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상금을 챙겼다는 미확인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입주업체 CEO는 “수십년 사업을 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그래도 내년 상반기까지만 잘 버티면 하반기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오늘도, 내일도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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