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해운사, '현금 확보' 총력전

재무구조 개선 위해 유상증자·영구채 발행 추진
향후 보유자산 매각 방안도 검토
  • 등록 2013-11-11 오전 6:00:00

    수정 2013-11-11 오전 8:40:50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전방위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추진은 기본이고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차입금 상환 등 당장 급한 불을 끄고 장기 불황에 대비해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선박.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011200)은 올 초부터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발빠르게 현금을 마련해 왔다. 지난 4일 유상증자를 통해 15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1년여 만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내년 3~4월에 만기도래하는 기업어음(CP) 2500억 원을 막기 위해서다.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와 CP가 없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당초 예상한 2400억 원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현대상선은 이에 앞서 1월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시작으로 부산신항만에 있는 대형 크레인 49대를 팔았다. 8월에는 현대건설 채권단으로부터 이행보증금 2066억 원과 이자 322억 원 등 총 2388억 원을 돌려받았다. 또 미국과 영국, 중국 등 해외에서 받을 컨테이너 운임을 유동화해 영국 HSBC은행으로부터 1억4000만 달러(1485억 원 규모)를 조달했다.

현대상선은 향후 보유 자산도 매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만기인 회사채 2800억 원 차환 발행을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참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하나로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금 증가 없는 유동성 확보’를 약속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이 현대부산신항만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산신항만은 부산항만공사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 터미널’에 2년 연속 선정된 알짜배기 회사다. 현대상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가격은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상선은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해운 경기가 회복되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다시 취득할 수 있다.

한진해운(117930)도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이회사는 지난달 30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으로부터 긴급 자금 1500억 원을 수혈받았다.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1920만 6146주를 담보로 하며 담보 기간은 1년, 대여금 이자율은 5.4% 수준이다. 지난 2월에는 부산항에 있는 크레인 장비와 컨테이너선 등 자산을 매각했다.

한진해운은 11월부터 내년 9월까지 총 6000억 원 규모의 CP 및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안에 CP 2100억 원을 막아야 하고 회사채도 내년 3월 1800억 원, 4월 600억 원, 9월 1500억 원 등 39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4억 달러(4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에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을 위해 산업은행, 하나은행, 농협, 우리은행 등에 지급보증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연내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구채 발행에 실패하거나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이에 대비해 연내에 3000억 원 규모의 은행권 추가 대출을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중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여의도 사옥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으로부터 지원받은 1500억 원은 1분기 정도를 버틸만한 자금 수준인 데다 사정에 따라서는 터미널과 사옥 등 다른 자산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업황이 좋아지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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