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폴]CEO 절반 "외환위기때 만큼 경기 어렵다"

[이데일리 기업CEO 119명 경기인식 설문조사]
기업 32% '상반기 최소투자만 진행'
CEO 10명중 3명, 선제적 구조조정 필요
  • 등록 2013-07-03 오전 5:30:28

    수정 2013-07-03 오전 6:36:40

[이데일리 이진철 김상윤 기자] 우리나가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절반 이상이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보다는 내실 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해 선제적 구조조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가 산업·증권·금융 등 각계 기업인(CEO) 119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24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경기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현재의 경제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어렵다’고 답했다. ‘아주 어렵다’는 응답도 6%에 달했다.

기업인들은 또다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온다면 최우선적으로 유동성 확보와 내실경영, 환율관리 등의 조치에 나서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최근 미국의 출구전략(단계별 양적완화 중단)에 대한 우려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가격이 급락하고,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이탈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인들은 향후 전개될 경제상황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응답자의 34%가 ‘향후 경제상황에 대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필요없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선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저성장 시기의 본격적인 도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많았다.

연초에 세웠던 연구·개발(R&D)을 포함한 올해 투자계획의 상반기 집행 정도는 응답자의 61%만이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답했다. 반면 ‘최소한의 투자만 진행했다’(32%)와 ‘상황이 워낙 불투명해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4%)는 응답도 많았다. ‘계획보다 더 많이 진행했다’는 2%에 불과했다.

성장국면을 대비해 과감한 투자를 할 지, 아니면 위기가 심화될 것에 대비해 더욱 내실을 기할 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내실(76%)을 선택한 기업인이 투자(13%)보다 많았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선 ‘꼭 살아날 기업들만 선별해 지원해야 한다’가 6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최대한 살려야 한다’(13%), ‘부실기업은 빨리 퇴출시켜야 한다’(10%), ‘정부나 국책은행에서 개입하지 말고 완전히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9%) 순이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인들은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인들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3%를 넘기 어렵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3%대 초중반’(38%), ‘3%대 후반’(4%), ‘4% 이상’(2%) 순이었다. 김은환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전략실장은 “기업들이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 왔는데 아직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영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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