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준비생들 로스쿨로..신림동 고시촌 ‘불황’
서울의 한 대학 로스쿨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씨는 “로스쿨생 가운데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입학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선 고시학원들도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법학적성시험(LEET)이나 변호사시험 과목을 가르치는 등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림동의 한 고시학원은 사법시험이나 행정·입법고시 등 고등고시에 이어 로스쿨과 변호사시험 과목을 개설, 기존 사법시험 준비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고시를 5년째 준비 중인 이모씨는 “확실히 고시 준비생들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며 “대부분 로스쿨로 갈아타거나 일반 공무원을 준비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동(옛 신림9동) 곳곳에서 감지된다. 고시촌의 상징으로 꼽혔던 광장서적이 지난달 35년만에 폐점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시촌 한복판에서 10년이 넘게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고시학원들도 덩달아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도 한다”며 “사법시험 폐지 소식은 오래전부터 들려왔지만 최근 고시 준비생들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고시촌 상권이 전체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순경 공채 지난해 두 배..노량진 공시촌 ‘호황’
신림동 고시촌과 대조적으로 노량진 공시촌에는 유례없는 호황이 찾아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찰 2만명 증원 공약으로 경찰 채용의 문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경찰 준비에 뛰어드는 취업 준비생들이 급증했다.
올해 경찰은지난해 2배인 1651명을 순경 공채를 통해 선발한다. 시험 응시연령이 ‘30세 이하’에서 ‘40세 이하’로 상향조정돼 회사를 다니면서 시험준비에 뛰어든 직장인들도 노량진 공시촌으로 향하고 있다.
게다가 박 당선인이 교육·복지·소방분야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증원해 일자리를 확충하겠다고 내세운 것도 노량진 공시촌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소식에 노량진 재수학원을 찾는 재수생들이 늘고 있다. 노량진의 유명 재수학원들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전에 개편된 수능에 대한 설명회를 전국에 걸쳐 열고 재수생을 모집하는데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노량진 A재수학원 관계자는 “올해 재수 정규반은 이달 안으로 전부 개강할 예정”이라며 “2014학년도 수능이 개편됐다는 소식에 학원을 찾는 재수생들이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촌이란
공시촌(公試村)이란 공무원 시험 학원 밀집지역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주로 노량진 학원가를 가리킬 때 사용한다. 안정된 직장을 찾는 취업 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면서 취업난을 반영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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