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리더십 붕괴...신입행원 70% 떠났다

무원칙 ·오락가락 경영...신입 50명중 36명 자진 퇴사
수세적인 경영으로 은행 위상 급추락..직원 불만 고조
美 본사 거수기 고액연봉·고배당잔치..사회공헌은 줄여
  • 등록 2012-02-09 오전 8:40:00

    수정 2012-02-08 오후 10:52:39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9일자 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문영재 송이라 기자] 하영구(사진) 한국씨티은행장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그 동안 수세적인 경영방식으로 한국내 씨티은행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한데 이어 최근엔 경영난에 처한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압박에 무원칙한 대응과 오락가락 행보로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작년 하반기 입사한 신입직원중 3분의 2가 차례로 퇴사하는 등 내부동요는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하 행장은 12년째 행장직을 유지하면서 1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긴 반면 정작 사회공헌 비용은 계속 줄이는 등 미국 본사의 거수기 역할에만 치중하고 있어 비판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 10년째 정체..글로벌 선진금융 `무색`   지난 2004년 11월 출범한 씨티은행은 `가장 한국적인 은행`을 모토로 내걸고, 토착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은행의 위상은 계속 뒷걸음질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2004년 7%에 달했던 씨티은행의 시장점유율(M/S)은 현재 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외형성장의 핵심지표인 지점수도 제자리걸음이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지난해 점포수는 220개로 한미은행과 통합된 2004년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하 행장은 한때 국내 지점수를 20%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10년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허언만 남발한 셈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하 행장이 지난 10여년간 행장직을 유지하면서 지나치게 본사에 신경 쓴 나머지 정작 내부적으론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지나치게 수세적인 경영방식 역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사실상 구조조정 단행..조직이탈도 심각   하 행장이 사실상 씨티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신입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직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 행장은 지난 7일 모그룹의 경영난에 따른 구조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인력감축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설(說)을 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 행장은 이미 내부적으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직원 100여명을 감원하려다 노조의 반발로 백지화한 바 있으며, 본점엔 지점장급에서 밀려난 100여명의 직원들이 특별한 보직없이 대기발령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신입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직이탈 현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입사자 50명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직원은 14여명에 불과하다. 신입직원 3분의 2 정도가 퇴사한 셈이다. 은행권에선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 배당잔치 씨티銀 사회공헌엔 `인색`   고액연봉과 고배당 잔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하 행장의 연봉은 아직 공개된 게 없다. 다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지급액이 7억3400만원 수준. 월가의 10분의 1 법칙을 적용할 경우 하 행장의 연봉은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장들의 연봉이 보통 5억원 안팎, 금융지주 회장들은 10억원 안팎 수준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하 행장이 12년째 행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1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씨티은행은 고배당 잔치에 `흥청망청`이다. 씨티은행은 2010년 순이익이 3156억원에 그치면서 2006년 3241억원에 비해 훨씬 적었지만 배당규모은 2배 가까이 많은 100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엔 결산이 끝나기도 전에 사상 최대규모인 1299억원의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매년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을 통해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에 고스란히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하 행장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위험관리를 위해 배당 자제를 권고했지만 보란 듯이 고액 배당을 감행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배당잔치를 벌이면서도 사회공헌 금액은 계속 줄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2010년 사회공헌 총투자금액은 28억원에 불과해 2008년 35억원에 비해 7억원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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