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배경과 스토리를 사면서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은 명품을 만들려고 애를 쓰며 명품은 다시 그 기업을 돋보이게 한다.
이데일리는 우리 기업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대한민국 대표명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상품들의 위상과 현주소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명품탄생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지펠은 그저 식품을 오래 보관해주는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低)에너지, 친환경적인 주방환경을 제공하고, 이용자에겐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제품,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어할 정도로 감동을 주는 냉장고가 바로 지펠이라는 설명이다.
지펠은 1997년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가전이자, 양문형 냉장고 브랜드이다. 당시 양문형 냉장고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질 정도로 사치품 이었다. 양문형 냉장고라면 하면 으레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월풀 등 외국산을 떠 올리던 시절이었다.
워낙 외국산이 활개를 치던 때라 지펠은 출시 당시 삼성이라는 모(母) 브랜드를 숨기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펠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배경으로 단숨에 국내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했다.
지금은 전세계 1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주요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지펠은 독일어로 '최고'의 의미
지펠(Zipel) 냉장고에는 '기펠(Gipfel)'이란 이름이 붙을 뻔했다. 기펠은 '최고', '정상'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독일어. 삼성은 '기펠'을 놓고 고민하던 차에 독일어 사전에서 기펠과 동일 의미인 '지펠(Zipfel)'을 찾아냈다. 아무래도 지펠이 고급스럽다는 의견이 모아져 '지펠'을 낙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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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펠(Zipfel)이 '남자의 은밀한 곳'을 지칭하는 속어로도 쓰인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논의 끝에 '최고'라는 의미가 전달되면서도 '속어'와 철자가 겹치지 않도록 'f'자를 뺀 '지펠(ZIPEL)'을 프리미엄 냉장고 브랜드로 최종 결정했다.
◇ 끊임없는 혁신...명품의 지위는 지속된다
지펠이 10년 이상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지펠은 출시 당시부터 혁신적인 제품이었다는 점이다. 세계 최초로 냉장실과 냉동실에 각각의 냉각기를 장착한 독립냉각 방식을 채용했다. 이러한 독립냉각 방식으로 냉장실과 냉동실의 냄새 섞임이 없고 보관식품의 신선도 유지에 중요 요소인 냉장실 내부 습도를 47%까지 실현할 수 있었다.
2006년에는 수분케어기술을 적용하여 냉장실 내부 습도를 무려 71%까지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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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펠은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특별한 디자인에 있다. 흔히들 냉장고나 세탁기,에어컨 등을 백색가전이라고 부른다. 그 만큼 디자인과 칼라가 단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1년에 선보인 인테리어형 지펠은 이러한 '백색가전'의 상식을 깼다. 냉장고 도어에 강화유리를 부착하고 다양한 칼라를 채용해 인테리어성을 가미한 전혀 새로운 느낌의 냉장고를 선보인 것이다.
삼성전자(005930) 생활가전산업부 한국마케팅그룹의 강태응 차장은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이를 제품에 반영하고, 기존의 틀을 깬 혁신적인 제품을 쉼없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 지펠의 고객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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