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로봇 올림픽’ 국제대회에서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카이스트(KAIST)팀이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다르파 로봇 챌린지’(DRC) 결선대회에서 인간형 로봇인 ‘휴보Ⅱ’로 미국 연구팀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2년간에 걸친 예선을 치른 끝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세계 6개국 24개 팀이 출전한 대회에서 KAIST팀이 우승을 거머쥔 것은 가뭄 끝 단비처럼 시원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연구진의 뛰어난 역량을 다시금 과시한 것이다.
| 5일(현지시간) 로봇 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르파 로봇 챌린지’(DRC) 결선대회에 출전한 한국팀 카이스트(KAIST)에서 개발한 로봇 ‘휴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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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DARPA)이 개최한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연구팀들이 참가해 비상사태 등 재난에 대처하는 로봇 능력을 선보인 무대였다. 원자력발전소나 전쟁터처럼 위험·재난현장에 투입하는 게 재난 로봇이다. 재난 로봇은 직접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물론 장애물을 제거·통과하며 계단을 오르기도 한다. 문을 열고 사고 현장에 들어가 가스밸브를 잠그거나 벽에 구멍을 뚫는 고난도 임무도 수행한다.
이들 로봇들은 와이파이(무선랜) 통신망을 통해 프로그래머의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며 무선 연결이 끊어지더라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탑재한다. 명실상부한 첨단기술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로봇산업을 기계·설계·시스템·정보기술(IT) 등 모든 분야의 기술이 어우러진 미래 신성장 동력이라 간주하는 이유다.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은 일본과 미국이 이끌고 있으며 한국과 독일 등이 그 뒤를 추격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회가 비록 재난구조라는 특정 주제에 국한됐지만 한국 연구팀이 우승한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로봇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산업계에서는 머지않아 ‘1인 1로봇 시대’가 올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서비스 로봇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국내에서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와 기업이 첨단로봇 개발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