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스마트폰의 국내 출고가 문제와 고사양 단말기 집중 출시에 대한 국회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 백남육
삼성전자(005930) 한국총괄부사장과 박종석
LG전자(066570) MC사업본부장이 출석해 스마트폰 출고가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가운데, 13일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해외 이통사 홈페이지와 반도체 칩 컨설팅 전문업체인 테크인사이트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갤럭시노트3의 국내 출고가가 미국보다 29만 원 비싸게 책정돼 있다고 밝혔다.
출고가란 이통사 보조금 및 제조사 장려금을 뺀 단말기 출시가격으로,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해외 고객보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팔아왔다는 얘기다. 갤럭시노트3 국내 출고가는 106만 7000 원인 반면, 해외 출고가는 70~90만 원대에 형성됐다는 것이다.
| 출처: 갤럭시노트3 출시 보도자료 및 해외 이통사 홈페이지 자료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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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 의원은 갤럭시노트3의 분해를 통해 부품원가가 237.5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부품원가 대비 4배 비싸게 책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출처 : 테크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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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품원가 및 해외 출고가 대비 높게 책정되는 스마트폰 가격때문에 가계통신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국내 2인 이상 가계에서 연간 부담하는 휴대폰 단말기 대금은 고급냉장고 값에 해당하는 무려 총 190만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국내 하이마트 판매가 기준 냉장고 가격은 LG 양문형냉장고(R-T783FHPRU) : 206만 원(할인가 168만원), 삼성 스탠드형 김치냉장고(ZS33DTSAC1VE) : 243만 원(할인가 209만 원) 등이다. 이들 고급 냉장고 가격과 비교해 보면 국내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는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으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조금은 통신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사실상 제조사 장려금을 제외한 단말기 대금은 모두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강동원 의원은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부풀려져 있는 스마트폰 출고가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소비자 출고가격 대비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국민에게 100만 원대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의 구입만 강요하는 프리미엄 판매전략을 중단하고 다양한 중저가 단말기를 보급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주요 단말기 출시 가격 (2012년), 제조사별 출시 단말기 중 주요 10개 기종 (SK텔레콤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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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재 국회에는 제조업체의 출고가와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제조업체 판매장려금도 이용자 차별 발생 시 규제할 수 있는 내용의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이 계류돼 있다. 미래부는 이 법이 통과되면 국내 단말기 유통구조가 투명화돼 ‘공짜 단말기’ 같은 착시 효과가 사라지고, 제조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