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기업 사냥꾼’으로 이름 높은 칼 아이칸이 차입인수(LBO)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델 지분을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칸의 참여가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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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CNBC는 시장 소식통들을 인용, 칼 아이칸이 델 주식을 1억주 가까이 사들여 지분율을 6% 수준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아이칸은 최근 2주일간 이 정도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략 델 주가가 14달러 수준일 때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칸은 조만간 상장기업 주식을 5% 이상 대량 취득할 경우 보고하는 ‘13D’를 신고할 예정이다.
아이칸은 앞서 델 인수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고 거기에 투자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밝혀왔지만, 소식통들은 아이칸이 델의 특별위원회 자문역들과 이미 회동을 가졌고, 그들에게 주당 13.65달러라는 낮은 가격에 마이클 델 창업주와 실버레이크측에 회사를 매각하는 대신에 차입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택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특별위원회측은 아이칸에게 비밀유지 계약서에 서명하고 특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델 창업주 등과의 배타적 회사 매각절차(go-shop)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칸은 이번 매각 협상에 반대하면서 자본 확충을 통해 주주들에게 상당 규모의 일회성 배당을 실시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현재 델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스이스턴에셋매니지먼트가 요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아이칸은 원유업체인 체사피크에너지 지분을 취득해 회사를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사우스이스턴에셋측과 공동 보조를 맞춘 바 있다. 다만 양측은 델과 관련해 아직까지 공조 시그널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