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도 화려한 취임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들이 어우러져 활짝 웃고 있는 그림,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 등 행복을 듬뿍 담은 이미지들도 넘쳐 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치현실은 겉으로 드러난 취임식만큼 희망차 보이지 않는다. 새 정부의 골격을 다룰 정부조직개편안은 여야 대치속에 언제 확정될지 모른다. 일반 국민들의 기대감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당선인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가’란 대한 질문에 44%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선 득표율을 밑도는 수준이다.
당선인 시절, 내각과 청와대 인선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 뿐 아니라 일부 대선 공약 후퇴에 대한 반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속은 지킨다’고 공언했던 박 당선인이기에 이런 저런 공약 후퇴에 대한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박 당선인은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지원한다고 약속했지만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와 같은 비급여 대상은 결국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공약도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떠들썩한 취임식 준비를 보면서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국민들은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 없이 새 정부 출범을 마냥 즐길 수는 없다. 박근혜 정부는 화려한 취임식 뒤편에 가리워진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다시 한번 진정성있게 고민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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