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중소개발사 美 진출에 태클

엔씨소프트, 블루홀스튜디오 상대 북미 소송제기
국내서 2심 진행한 소송..북미 게임진출 막기 위한 것
  • 등록 2012-01-26 오전 9:18:19

    수정 2012-01-26 오전 9:47: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게임업체들이 미국에서 서비스 금지 소송을 진행하며 대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서로 도와도 모자랄 판에 상대방의 해외 진출을 막기위해 해외에서까지 소송을 진행하는 모습에 업계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 1월9일 미국 뉴욕주 남부 지방법원에 국내 게임 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와 북미법인 엔매스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게임 `테라`의 서비스금지 처분과 비밀정보 등의 반환, 손해배상 등의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5월1일부터 북미에서 서비스될 게임 테라가 엔씨소프트 게임 `리니지3`의 저작권과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블루홀스튜디오를 상대로 국내에서도 같은 건의 소송을 내 현재 2심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8년 퇴직한 개발자 12명과 이들이 이직한 블루홀스튜디오를 상대로 65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 리니지3 개발 도중 핵심 개발자들이 영업비밀을 가지고 퇴사해 게임 개발이 중단됐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1심에서 핵심개발자 4명에게 2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2심에서는 리니지3 전 개발자들의 영업비밀 유출 혐의는 인정되나 이들과 블루홀스튜디오의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결했다. 현재 최종심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나 업계는 2심 판결이 바뀔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5월1일부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는 블루홀스튜디오는 엔씨소프트의 소송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 관련 막대한 소송 비용을 중소개발사가 감당하기 버거운데다 자칫 북미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엔씨소프트의 소송으로 서비스 금지 처분이라도 내려지면 그동안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진행한 투자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테라가 리니지3의 저작권과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내용에 대해 미국 법원의 판결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블루홀스튜디오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국내 법원의 2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미국에서 해당 소송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두 업체의 소송 결과를 떠나 동종 업체가 국내도 아닌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국내 온라인 게임이 넘기 어려운 시장인 북미에서 국내 업체끼리 다투는 모습으로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이미지만 실추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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