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사업 어디로 가나]②애물단지 된 `빛의 반도체`

`제2 반도체`로 각광받던 LED산업, 끝없는 추락
삼성·LG, 잠시 투자 접고, 숨고르기 들어갈 듯
  • 등록 2012-01-17 오전 9:01:09

    수정 2012-01-17 오전 9:29:39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7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LED를 흡수합병했다. 부품(DS)부문 내 별도 사업부로 운영되는 LED사업부의 수장은 조남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는다. LG이노텍(011070)은 지난해말 정기인사를 통해 10년간 자리를 지켰던 허영호 사장을 퇴진시키고, 이웅범 부사장을 신임 CEO로 앉혔다.

국내를 대표하는 양대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삼성LED와 LG이노텍이 임진년 새해를 맞으면서 겪은 커다란 변화는 LED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보여준다. 한때 `빛의 반도체`로 불리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를 이을 최대 유망사업으로 꼽혔던 LED가 이젠 삼성과 LG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LED산업의 추락은 TV 시장의 부진 탓이 크다. 아직 LED기업들은 매출의 90% 가량을 LED TV에 사용되는 LED 백라이트유닛(BLU)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TV 시장의 성장세가 꺽이자, 실적이 급격하게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기업의 공장 가동률은 40% 이하로 떨어졌다.   LED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말부터 TV 불황이 시작되면서 LED 수요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LED의 가격도 큰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면서 "실적이 바닥을 기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고 말했다.  

▲한때 `빛의 반도체`로 불리며 최대 유망사업으로 꼽혔던 LED가 이젠 삼성과 LG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삼성LED와 LG전자가 내놓은 가정용 LED조명 제품
    LED업계의 실적 부진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3년간의 과잉투자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삼성과 LG가 LED사업에서 아직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LED조명 사업은 정부의 `중기적합업종` 지정으로 사실상 진입이 막혀 버렸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국내 조명 시장의 60%를 이미 필립스, 오스람, GE 등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빠지면 결국 고스란히 안방시장을 외국 기업들에게 내주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삼성과 LG가 LED사업에 있어선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ED를 흡수합병한 삼성전자는 기존 LED 생산라인의 일부를 당분간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용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는 올해 LED 투자를 후순위로 미루고, LCD 8세대 장비 후속 투자와 터치패널· OLED 등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LED조명 등 유망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까지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면서 추후 재도약의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금은 LED 시장이 부진하지만, 자동차 전조등과 내시경 등 새로운 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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