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던 친구 왈(曰). “역사가 진보하는 게 맞아? 난 (역사가) 반복된다는 데 한표 찍겠어. 미국서 극진하게 대접받는 한국 대통령, 저 장면 언젠가 본 것 같지 않냐”
친구의 데자뷔는 2008년 4월에 닿아있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후 첫 방문국으로 미국을 택했고, 4월19일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들중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묵은 대통령은 1박2일간 전례없는 환영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을 옆에 태우고 골프 카트를 운전하거나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 사진들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부시 부부가 별장서 펼친 감동적 접대에 이 대통령 내외가 깜짝 놀랐다는 후일담도 한동안 소개됐다.
올해 방미의 핵심 이슈였던 FTA 비준은 2008년 정상회담에서도 논의가 됐었다. 부시 행정부에서 결실을 맺지 못한 이 해묵은 현안은 지난주 이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어찌나 빨랐던지 미국 역대 FTA 법안중 최단 기일내 의회 통과라는 기록도 남겼다.
지난주 이 대통령과 함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고, GM은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이다. 정치적 상징성도 그만큼 높다.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와 공정·자유무역에 대한 언급 사이에 우리가 간과해버린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는 건 아닐까. 자동차는 한미 FTA 이후 한국이 수혜를 볼 주요 산업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에 파는 만큼 한국도 사야 한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