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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희망하는 유치원을 대상으로 교육 과정 시작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로 1시간 앞당기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시범운영을 통해 성과를 확인한 뒤 2027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등원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경남 창원에서 6살 딸을 키우는 손모(32)씨는 “그간 매일 아침마다 차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일괄적으로 오전 8시로 당겨지면 통학차량을 이용할 수 있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에서 6살 아들을 키우는 고모(36)씨는 “맞벌이다 보니 아이를 8시20분쯤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그 시간엔 아이들이 많이 없어 마음이 불편했다”며 “등원 시간이 앞당겨지면 이러한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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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부모들은 오전 8시부터 유아가 유치원에 가는 것은 사실상 아동학대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경기 김포에서 5살 아들을 키우는 박모(32)씨는 “아이가 하루종일 유치원에 있는 것이 마음이 아파 일을 그만뒀었다”며 “이제 오전 8시에 등원하면 어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최장 12시간 가까이 있을 텐데 말이 돌봄이지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유아교육계의 의견 역시 갈리고 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초등학생들도 오전 9시에 수업을 시작하는데 유치원생들이 일률적으로 8시에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아교육과 돌봄을 균형에 맞춰 추진하되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아교육과 교수는 “이미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어린이집이 많은 상황에서 유치원 역시 학부모들의 편의를 위해 조기 등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조기 등원은 유치원·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전 8시 조기등원은 내부 논의를 거쳐 희망하는 유치원에 한해 시행한다는 의미”라며 “그간 조기 등원을 막고 있는 규제를 풀어준다는 의미이지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