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핏R을 통해 실제로 발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권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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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굳이 신어보지 않고 내게 꼭 맞는 신발을 어떻게 편리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개발했습니다.”
24일 기자와 만난 이선용 홀짝 대표는 자사 서비스 ‘펄핏’에 대해 “신발 사이즈는 나라별·브랜드별로 제각각 나뉘어져 있어 표준이 필요했다”며 “신어보지 않고도 꼭 맞는 신발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펄핏”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1년에 걸쳐 개발한 펄핏은 ‘퍼펙트’(Perfect·완벽함)와 ‘핏’(Fit·딱 맞음)을 합친 말로,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발은 물론 신발 제품별 치수를 측정해주고 최적의 신발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발 사이즈를 측정해주는 전용기기인 ‘펄핏R’을 비롯해 신발 내측기인 ‘펄핏S’, 펄핏R과 펄핏S가 측정한 치수를 바탕으로 신발을 골라주는 AI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있다. 평소에도 농구화를 해외 직구할 정도로 ‘신발 마니아’인 이 대표가 떠올린 아이디어다.
이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러닝화 등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 중인데, 내측 모양이나 이런 게 브랜드마다 상당히 차이가 크다. 신발 길이나 넓이가 특성 모델에 따라 디자인이 다르다”며 “이를 데이터 베이스화 해서 최적의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펄핏”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펄핏R이 발을 측정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발을 넣은지 3초 정도 만에 발 길이와 폭, 높이가 모두 측정됐다. 펄핏R로 측정한 사이즈는 오차범위 0.1㎜ 이내의 정확성을 보인다.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발 치수를 잴 수 있는데, 펄핏R로 측정할 때와 비교해 97% 상당의 정확도를 갖췄다. 올 6월에는 발 사이즈를 측정하면 러닝화 등을 추천해주는 안드로이드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예정돼있다.
| 펄핏 AI가 측정하는 중. (사진=권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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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양발을 각각 측정해왔는데 이마저도 불편할 것 같아 올 상반기 안에는 양쪽발을 한번에 위치하게 해 한번에 치수를 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펄핏 기기 자체의 딥러닝 기술로 인해 신체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AI 추천 서비스는 더욱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펄핏은 5월 기준 1만 3000여명의 발 사이즈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펄핏은 국내에서 ‘브룩스 코리아’라는 러닝화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오프라인 매장에 펄핏R을 들여놓은 상태다. 향후에는 국내 유통사는 물론 다양한 브랜드에 입점해 펄핏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며 지금도 주요 브랜드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펄핏R을 직접 판매를 하거나 렌털을 해주는 방식이 될 수 있으며, 당장 올해에는 전국 주요 신발 매장에 300대 정도를 세팅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궁극적인 목적은 발 사이즈 측정치를 최대한 확보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방식으로 수치를 모아 올해 안에는 50만개의 발 사이즈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신발 사이즈가 국가·브랜드 별로 나뉘어져 있어 표준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 표준을 소수의 제조사가 마련하기는 어렵다”며 “펄핏이 중간에서 사이징에 대한 스탠다드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신체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서, 사이징에 대한 AI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다보면 향후에는 다른 신체 사이즈 영역까지 펄핏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며 “올해에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며, 해외에도 진출해 펄핏이라는 솔루션 서비스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이선용 대표가 마루180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홀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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