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시돼 인기몰이 중인 모바일결제 ‘삼성페이’에 이어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제품인 ‘슬립센스(SLEEPsense)’ 등 스타트업의 기술이 기반이 된 혁신적인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내부역량 강화를 통한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하던 삼성전자가 M&A 큰 손으로 떠오른 것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대표적인 변화다. 이 부회장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벤처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슬립센스·삼성페이 스타트업 투자통해 기술확보
삼성전자는 오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5’에서 개인 수면 상태를 측정·분석하고 숙면을 도와주는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제품인 삼성 ‘슬립센스(SLEEPsense)’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두께 1cm의 얇은 두께의 납작한 원형 판 형태의 ‘슬립센스’는 사용자의 침대 매트리스 밑에 두기만 하면 어떤 신체 접촉도 없이 수면 도중의 맥박, 호흡, 수면주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분석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
슬립센스는 삼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가 모두 융합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얼리센스와의 협력을 통해 슬립센스가 탄생한다”면서 “‘슬립센스’는 본격적인 IoT 세상으로의 진입을 알리는 삼성의 혁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출시된 결제서비스 삼성페이 역시 올해 초 인수한 미국의 결제 관련 벤처기업 루프페이(Loop Pay)의 기술이 발판이 됐다.
삼성전자는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루프페이 인수를 통해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결제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애플페이에 비해 앞선다고 평가받는 범용성을 확보하는데 루프페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M&A 전략을 펴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인수한 기업을 살펴보면 △미국 개방형 플랫폼업체 ‘스마트싱크’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시스템에어컨 유통업체 ‘콰이어트사이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소프트웨어 업체 ‘프록시멀데이터’ △캐나다 클라우드 프린팅 업체 ‘프린터온’ △브라질 최대 프린트 업체인 ‘심프레스’ 등 10여개에 이른다.
특히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는 이스라엘 야쿰에는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보육기관)를 설립해 초기 스타트업 지원까지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M&A에 적극적인 기업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부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전자·IT 기업과 교류해온 이 부회장은 그들처럼 공격적인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대체로 인수·합병에 소극적인 국내기업의 특성까지 감안하면 대단한 변화”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라는 보고서를 낸 김수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삼성페이의 경우 해외 M&A를 통해 범용성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며 “해외 특허보유기업에 대한 M&A를 확대하고 해외 기술·인력·판매망을 국내 산업기반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