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영입 줄이고 내부인재 키우고..' 현대·기아차, 해외법인 내실 다지기

올해 불확실한 글로벌 車시장 대응
  • 등록 2014-01-29 오전 6:00:00

    수정 2014-01-2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불확실한 올 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비해 해외 조직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각 해외법인의 연초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최근 수년 동안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조직개편을 최소화하고 기존 내부 인력에 힘을 실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올 초 데이브 주코브스키 판매·마케팅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법인장으로 선임했다. 주코브스키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7년째 현대차 판매·마케팅을 담당한 내부 영업 전문가다. 현대차 캐나다법인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설하고 외부 인력인 도널드 로마노를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으나 스티브 캘러허 법인장 체제는 유지했다.

기아차(000270) 미국법인(KMA)는 외부 인재 영입 없이 올 초 인사·품질관리·상품기획담당·마케팅 전 부문의 현지인 임원을 모두 상무급 이상으로 승진시키며 기존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생산 물량 부족과 경쟁사의 가격 공세 등으로 점유율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올 초 인사에서는 책임을 묻기보다는 기존 조직을 신뢰하고 오히려 대규모 승진 인사로 힘을 실어준 것이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자동차 신임 미국법인장이 이달 초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4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신형 제네시스를 소개하는 모습. 그는 지난 2007년부터 현대차에서 판매·마케팅을 담당하다 올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제공
유럽법인도 지난해 조직과 인력을 대부분 유지했다. 중국 내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 현대·기아차의 아태지역, 아중동지역, 중남미지역 등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유럽법인(KME)이 이달 폭스바겐 출신 아터 마틴스(Artur Martins) 마케팅 담당을 영입한 게 유일한 변화다.

대신 기존 인력에는 힘이 실렸다. 현대차그룹 올 초 정기 임원 승진인사에서는 해외주재 임원 82명이 승진했다. 전체 승진자 중 19.6%로 연구개발(R&D)와 영업·마케팅 부문 다음으로 많다. 이사대우급이던 기아차 아중동지역본부장도 올해부터 이사급으로 격상했다.

현대차 상용차부문도 그룹 내부에서 해외영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현대차 상용차부문은 올해 중국 쓰촨공장 완공과 함께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예병태 전 기아차 유럽법인장(전무)은 지난해 말 이곳으로 옮겼고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변화는 그룹 경영 기조가 고속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해외 시장 판매 목표는 현대차 422만대, 기아차 248만대를 더한 670만대다. 전년대비 증가율(3.7%)은 11년 만에 최저치다.

대신 그동안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께 그룹 직속의 해외공장지원실을 신설하고 현대·기아차 전체 해외 공장을 지원토록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생산·판매 전 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역량을 탄탄하게 다져라”고 주문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와 ‘원고엔저’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며 “당분간 내실 경영을 통해 회사 전 부문의 기본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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