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해운에 인력감축·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요구

브릿지론 3000억원 제공 조건 구조조정 불가피
한진해운신항만 등 11개 항만 중심 자산매각·유동화 검토
대한항공 유상증자 통한 추가 자금지원방안도 논의될 듯
  • 등록 2013-11-12 오전 6:00:00

    수정 2013-11-1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한진해운이 채권단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Bridge loan)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향후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추가 자금지원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Bridge loan) 제공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내부적인 이견 조율에 따라 실제 브릿지론 실행 여부는 연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브릿지론은 한진해운이 추진중인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지연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지원을 위해 마련된 복안이다.

브릿지론에는 산업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3개 은행은 지난해 10월 두산인프라코오의 영구채 발행에 참여한 은행들로, 이번 한진해운의 브릿지론 제공과 영구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추진해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 지연에 대비해 브릿지론을 동시에 추진했지만, 2개월 간 심사부서의 반대로 브릿지론 실행 여부가 불투명했었다”며 “하지만 영구채 발행 지연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심사부서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한진해운에 대한 재무실사를 벌인 결과 역시 이번 브릿지론 지원에 긍정적인 것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실사 결과는 글로벌 해운업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긴다면 향후 업황 호조에 따른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는 대신 인력 감축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며 “이에 한진해운은 인력감축과 함께 한진해운신항만 등 11개 항만을 중심으로 한 자산매각 또는 이를 담보로 한 ABS, ABL 등을 발행하는 유동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향후 한진해운에 대한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자금지원에 동참함으로써 유동성 지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당초 3500억원 정도의 유동성 지원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젔으나, 최근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1920만주를 담보로 1500억원가량의 현금을 빌려줬었다.

한진해운은 최은영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계열분리를 강하게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1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담보로 제공된 한진해운 지분 15.36%가 조양호 회장에게 넘어가게 돼 계열분리가 힘들어진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자금지원에 나설 경우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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