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산하 61개 협회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업인일 정도다. 일부 재벌그룹은 대를 이어 체육 협회장 역할을 하면서 해당 종목 발전을 위한 지원과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범현대가(家)가 는 국내 체육계 전반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은 사촌 형 정몽준 의원의 뒤를 이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본 정몽준 의원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으로 활약하면서 정몽규 회장과 함께 축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총수일가는 아니지만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는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구계에 범현대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셈이다.
이외에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아이스하키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인연을 살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취임했다.
‘자전거 전도사’로 유명한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올해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대한바둑협회장으로 재임 중이며 GS칼텍스배 세계 바둑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대한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핸드볼협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직을 각각 맡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은 경기단체장을 맡으면서 과감한 투자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며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과감한 지원은 해당 종목 선수들의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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