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애플 탈세놓고 공방..쿡 "내야할 세금 다 냈다"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쿡-오펜하이머 CFO와 출석
"세법-법정신 잘 따르고 있어"..법인세 개혁도 촉구
의원들, 애플 탈세 비난..일부 의원은 애플 옹호
  • 등록 2013-05-22 오전 2:07:51

    수정 2013-05-22 오전 2:23:4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세금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편법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애플이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내야할 세금을 다 냈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애플의 탈세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애플을 지지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기업 역외세금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상원내 상설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출석, “우리는 내야할 모든 세금을 다 냈다”며 “단 1달러도 회피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세법 자체는 물론이고 그 법의 정신까지도 잘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쿡 CEO는 전날 공개된 성명서 내용대로 “(현금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일랜드법인은 껍데기 회사가 아니며 이를 통해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편법을 쓰지도 않는다“고 밝혔고 ”국내에서 발생한 이익을 해외로 빼돌리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보유현금 1450억달러(162조원) 가운데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1023억달러에 대해서는 ”이 현금들은 해외 영업을 위해 사용되는 자금“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의에 나선 민주당 칼 레빈(미시건주) 상원 의원은 “애플이 지난해 편법을 사용해 90억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 경영진들은 애플이 이미 납부한 세금과 관련된 미국 세법에만 초점을 맞추기를 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문제는 애플이 냈어야 했던 수십억달러의 세금이 납부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애플은 이를 위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역외 세금전략 쓰고 있으며, 이는 아주 단순한 일”이라고도 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맥케인(애리조나주) 상원 의원 역시 “애플은 지난 4년간 440억달러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에 설립된 3곳의 현지법인은 애플 이익 가운데 무려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법인세를 2%만 냈다”고 지적했고, “세계 어디에도 법인세를 납부하는 거주국 기반이 없다는 사실은 도무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의원은 오히려 애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랜드 폴(켄터키주) 공화당 의원은 “애플의 문제는 우리의 끔찍한 세금체계 탓”이라며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인 애플을 괴롭히고 질책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오히려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한 “불법적인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기업의 임원들을 소환하는 일에 화가 난다”며 “만약 청문회가 필요하다면 오히려 의회가 그 대상이 돼야 하며 우리 소위원회가 애플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자 레빈 의원도 “애플은 물론 좋은 기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어떤 기업도 스스로 자신이 얼마만큼의 세금을 낼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한편 이날 쿡 CEO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미국으로 가지고 들어오기 위해서는 미국의 법인세 체제가 단순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같은 법인세제 개혁으로 애플의 미국 세금이 늘어나는 결과가 오더라도 이를 잘 이해할 것”이라고도 했다.

쿡 CEO는 또 “법인세제 개혁도 미국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돕고 국내 투자를 늘리고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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