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에어컨 '1등급 논란' 삼성에 판정승

"삼성 총판의 LG 제품 검사 신뢰성 없다" 결론
정부 정해 놓은 조건 벗어나 검사 진행 확인
LG "예상한 결과..억울함 풀려 그나마 다행"
에너지관리공단 "삼성·LG 제품 다시 점검하겠다"
  • 등록 2012-06-15 오전 7:20:25

    수정 2012-06-15 오후 3:05:05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5일자 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시스템에어컨 에너지효율 1등급 충족여부를 두고 맞붙은 싸움에서 LG가 삼성에 판정승을 거뒀다. "LG의 1등급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삼성 측의 이의제기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너지효율등급을 관리하는 정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 8일 등급검사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등이 배석한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달 17일 삼성 시스템에어컨을 판매하는 3곳의 총판대리점이 LG전자(066570) 제품 등급에 문제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 총판은 정부인증기관 중 하나인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을 받은 LG전자의 20마력급 제품(모델명:LRP-N5808V2)의 효율이 실제로는 1등급에 미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너지관리공단은 이날 청문회에서 삼성 측 총판이 제시한 조사 결과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식경제부 고시 기준에 따르면 시스템에어컨의 에너지효율 등급을 검사할 때 실외기와 실내기의 용량 조합비(실내기/실외기)가 100~110%를 맞춰야 한다. 하지만 삼성 총판이 LG 제품을 검사할 때 조합비는 116%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찬 바람을 넣어주는 실외기의 용량에 비해 실내기의 용량이 더 컸다는 의미다.   이렇게 조합비를 높이면 냉방성능이 떨어진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일정 수준까지 조합비를 높이면 오히려 전력 효율은 좋아진다는 반박도 있지만, 어쨌든 고시된 기준 위반은 분명하다는 게 에너지관리공단 측의 입장이다.

또 LG 제품은 자동으로 출력을 조정하는 인버터 압축기(컴프레서)를 채택하고 있어 환경의 특성에 맞는 전문가의 주파수 설정이 필수적이지만, 삼성 총판에서는 전문 인증을 받은 엔지니어가 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인증기관은 통상 의뢰자가 제품을 세팅한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는데, 삼성 총판이 제시한 검사는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LG의 경쟁사인 삼성 측에서 세팅을 하다보니 서투른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의혹을 받았던 LG 측은 억울함이 풀렸다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LG는 10년간 구축해 온 독보적인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냉난방 능력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논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은 삼성과 LG 양쪽 시스템에어컨 제품을 상대로 에너지효율 등급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삼성 총판의 이의제기는 기각했지만, 공단이 직접 검사를 의뢰해 이번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점검 결과에 따라 등급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월부터 시스템에어컨에 대한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전면 시행한 결과, 1등급을 받은 시스템에어컨 모델은 LG전자가 60개로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005930)가 26개, 캐리어가 15개로 그 뒤를 이었다.

에너리관리공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등급을 부여한 이후 1년이 지나야 사후관리에 들어가지만, 이번 경우는 양사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서둘러 사후관리를 하는 것"면서 "빠르면 내달 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LG 시스템에어컨 1등급 문제 있다" 정부에 이의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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