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엘피다 본입찰 참여 결정

2차 입찰제안서 제출..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제안가격 낮게 써내..최종 인수 가능성 크지 않은 듯
마이크론이 가장 적극적..中 레노버도 후보군 부상
  • 등록 2012-05-04 오전 6:30:05

    수정 2012-05-08 오전 8:58:1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04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SK하이닉스가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한다.

4일 SK하이닉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늘 SK하이닉스가 엘피다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에 2차 입찰(본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입찰 제안서는 이날 정오(12시)에 마감한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3월 예비입찰에 참여해 그간 엘피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왔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이날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호니캐피털과 미국 TPG캐피털이 합작한 중·미 연합펀드도 적극적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주 선정된다. 만약 SK하이닉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SK하이닉스는 엘피다에 대한 본실사를 추가로 진행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제출한 구체적인 인수 제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낮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 참여하지만, 최종 인수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피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안한 출자 금액은 1000억∼1500억엔(약 1조4000억∼2조원) 수준. 하지만 6조원이 넘는 엘피다의 부채와 추가로 들어가는 투자비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하이닉스에 공동입찰을 제안했던 도시바는 아예 이번 딜에서 빠졌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와 공동 인수가 불가능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은 더욱 작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본입찰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김준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실적발표 뒤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엘피다 인수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운영에 필요한 현금은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계획된 투자금의 범위를 벗어나는 엘피다 인수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엘피다 인수는 전략적 옵션의 하나로 검토한 것이고, 이 외에 다양한 경쟁력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마이크론이 인수 후보군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사업에 관심이 많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면 단숨에 세계 3위 모바일 D램(점유율 11.9%) 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

다만 자금사정이 문제다. 이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인수 의지가 높은 편이지만,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써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입찰에서 마이크론과 비슷한 수준의 조건을 써낸 호니캐피털과 TPG캐피털로 구성된 중·미 연합펀드의 인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펀드는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레노버와 관련이 깊다. 호니캐피털은 레노버를 보유한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고, TPG캐피털은 레노버그룹이 지난 2005년 미국 IBM의 PC 사업을 인수할 당시 공동 출자사로 참여한 업체다.

레노버는 PC나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D램을 삼성전자와 엘피다 등에서 받고 있지만, 최근 삼성과 가격 협상에 난항을 보이면서 엘피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예비실사를 마치고 본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하지만, 인수 의지가 크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中 레노버, 엘피다 인수 후보로 급부상 ☞신중해진 SK하이닉스‥日 엘피다 인수전서 발 빼나 ☞도시바, 엘피다 공동입찰 유보 검토(상보) ☞SK하이닉스, 日엘피다 인수 꺼리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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