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선 달려가는데..여권 잠룡들 ‘장고’

  • 등록 2012-04-18 오전 6:00:00

    수정 2012-04-17 오후 5:20:08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8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연말 대선을 앞둔 여권 잠룡들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승리로 대선 주자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획득한 반면,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운찬 전 총리 등 잠재적 대선주자들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용한 가운데 수면 아래에서 정중동의 행보가 펼쳐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까지는 총선 전부터 대권 도전에 대한 뜻을 확실히 밝혔던 정 전 대표가 가장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7선으로 당내 최다선 의원 고지에 오르며 대선주자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박 위원장이 당내 유일한 대선주자로 부각되며 ‘대선 후보 경선마저 무의미하다’는 의견까지 나오자 발끈하는 모습이다. 정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안효대 의원은 17일 대선후보 경선이 무의미하다는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에 대해 “대선 필패로 가는 길”이라고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주의는 절차인데 비대위원이 이런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당 전체의 민주주의 의식에 대해 의심을 받게 하는 일”이라며 “선거에서 의석을 예상보다 더 얻었다고 오만해진 사람의 발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위원장이 대통령에 이미 당선된 듯이 주변에서 떠드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의 대선 필패로 가는 길이다.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에 얻은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대권도전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중입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측근들에게 함구령을 내리고 공식 일정을 줄이면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격전 끝에 5선에 성공한 이재오 의원은 15일 트위터에 “털 것은 털고 비울 것은 비우고 미움도 버리고 때도 벗고 뚜벅뚜벅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대선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박 위원장을 겨냥, “부패한 전력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힌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동반성장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필요하다면 무슨 역할이나 어떤 방식이든 주어지는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지사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을에 당선된 김태호 의원도 다크호스로 평가 받는다.

오는 23일부터 12월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16일 공개한 차기 대선 다자구도 조사결과에서 박 위원장은 42.5%, 정 전 대표와 김 지사, 정 전 총리는 각각 1.8%, 1.5%, 1.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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