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
삼성전자(005930)에서 보자기를 들고 다니는 직원을 본 적 있나요?"
최근 들어 삼성 주변에 보자기를 들고 다니는 직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들은 보자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물건`을 꽁꽁 싸매고 돌아다닌다. 이는 한 달 전쯤부터 생긴 풍경이다.
보자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 개발자들이다. 윗선에서 "불철주야 보안에 주의하라"는 당부와 함께 보자기를 지급한 뒤 생긴 현상이다. 보자기에는 테스트용 단말기가 꼭꼭 숨겨져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4일 "개발 중인 테스트용 단말기의 보안을 위해 층 간 이동이나 건물을 드나들 때 보자기로 제품을 가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쇄회로기판(PCB)을 바꿔 낄 수 있는 네모난 모양의 `테스트용 단말기`를 만들었다. 이전까지 출시 예정 제품과 똑같은 외형의 휴대폰을 개발용으로 제공했던 것과는 달라졌다.
디자인이 외부에 유출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태스트용 단말기마저도 보자기에 숨겨 다니고 있는 것이다.
▲CNET 등 해외 IT 전문 사이트에 삼성전자 `갤럭시S3` 예상 이미지가 돌고 있다. |
요새 삼성이 얼마나 휴대폰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이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갤럭시S3`를 선보이지 않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전시회에 공개하면 (경쟁사가) 다 베껴 제품 출시 전에 먼저 내놓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ZTE, 화훼이 등 중국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삼성 제품을 모방하면서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는 속내를 은연 중에 내비친 것이다.
한때 애플 아이폰을 베꼈다는 비난에 휩싸였던 삼성전자이지만, 이젠 경쟁사의 베끼기를 견제할 만큼 위상이 올라갔다.
이런 치밀한 보안 속에서도 각종 IT관련 사이트에는 갤럭시S3의 예상 이미지가 나돌고 있다. 그만큼 삼성의 새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도 애플을 쫓아가기 위해 고생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두 업체의 정보가 후발 업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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