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덱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24일(현지시각) 주가가 공모가보다 55% 급등한 38.84달러에 마감했다. 얀덱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80억달러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고, 상장하면서 주당 25달러에 5220만주를 매각해 모두 13억달러를 모집했다. 구글이 지난 2004년 IPO를 하면서 조달한 17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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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덱스는 지난 1997년 아르카디 볼로즈와 일리야 사갈로비치라는 두명의 창업주가 설립한 검색엔진 기업이다. 러시아에서 검색시장 점유율은 현재 68%, 매일 5000만명이 이용자가 방문하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시장은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에 이어 3번째로 크며, 성장세를 감안하면 유럽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얀덱스는 기술력면에서 구글에 밀리지 않는다고 스스로도 자부하고 있다. 사갈로비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뉴욕 나스닥 상장 당시 인터뷰에서 "구글은 훌륭한 회사지만 우리가 더 낫다"며 "얀덱스는 기술과 검색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얀덱스 기술력은 검색황제 구글과 대결에서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구글이 전세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지 못한 나라가 몇곳 있는데 바로 한국과 중국 및 러시아다.
구글은 한국에선 네이버, 다음(035720) 등 검색포털이 구축한 `통합검색`에 밀려 힘을 못쓰고 있다. 중국에서는 해외 기업을 배척하는 중국 정부의 등쌀에 떠밀리는 모습이다. 반면 러시아는 완전한 자유 경쟁이 가능한 곳이지만 기술력면에서 얀덱스에게 밀려 사실상 패배했다.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러시아 토종업체에게 기술력에서 밀렸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지만 러시아란 나라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흔히 러시아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KGB 같은 첩보기관의 감시 통제를 받는 나라이거나 슈퍼모델과 요트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억만장자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제정 러시아의 `과학 현대화` 운동 이후 수학과 공학 기술면에서 급속히 성장하면서 풍부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 강대국이 됐다. 지난 1957년 옛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우주로 발사하는데 성공했던 것도 이처럼 탄탄한 기초 과학 때문에 가능했다.
카스퍼스키랩은 올해초 미국 경제잡지 `패스트컴패니`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 톱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미국 투자업체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초 뉴욕의 벤처투자사 제너럴 애틀란틱은 카스퍼스키랩에 2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해외 기업에 직접 투자한 액수 중 최대 규모다.
한편 러시아는 IT 기술 기업을 주무르는 금융업계 `큰손`으로도 유명하다. 러시아 투자자인 유리 밀너는 세계최대 SNS 페이스북 외에도 게임서비스 징가와 소셜커머스 그루폰 등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잘 나가는 인터넷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며 밀너를 49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정부 차원에서도 IT 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 이를 위해 모스크바 서쪽 외곽 스콜코보 지역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뜬 첨단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정보통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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