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1]"외부 영입 없다"…구본준 부회장의 `야구 경영론`

야구광 구 부회장 "외국인 임원 영입으로 직원사기 떨어져"
"경영에는 우연적인 결정구 없어…항상 기본 지켜야 한다"
"실적에는 보상…독한 DNA 만들자"
  • 등록 2011-01-09 오전 11:01:00

    수정 2011-01-09 오전 12:24:57

[라스베이거스=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야구에는 FA(Free Agent)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한 팀과의 계약기간이 끝난 선수가 자유롭게 협상해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

선수는 이 제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팀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팀으로서도 우수한 선수를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 기존 팀에 소속됐던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구본준 LG전자(066570) 부회장(사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광이다. 야구팀 LG트윈스의 구단주 대행이며, 스스로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해 야구를 즐긴다.

이런 구 부회장이 야구에 빗댄 경영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FA를 많이 영입했더니 2군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지고 성장이 느려지는 단점이 있었다"라며 "앞으로 FA 영입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눈이 반짝거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 CEO(최고경영책임자)가 외국인 임원을 FA로 많이 영입했다"라며 "LG전자의 비중 있는 자리를 외국인에게 주면 LG전자 국내 직원에게는 비전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직원에게 비전을 주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외국인 임원 영입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구 부회장은 "LG전자의 사업은 LG전자 직원이 가장 잘 안다"라며 "외부 영입에 대해서는 당분간 확실히 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 부회장의 `야구 경영론`은 계속됐다. 구 부회장은 "야구에는 결정구가 있지만 경영에는 결정구가 없다"라며 "복권을 산다고 항상 당첨되는 것이 아니고 누구 앞에도 백마 탄 왕자는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영에는 어떤 우연도 작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구 부회장은 "기본을 더 지키고 미리 앞서 준비해야 경영 정상화가 일찍 달성될 것"이라며 "기본을 지켜 품질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결정구"라고 강조했다.

실적에 따른 보상과 독한 DNA도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매년 LG트윈스가 전지훈련 하는 오키나와에 간다"라며 "현지에서 일본인 사회인 야구단과 LG트윈스 1.5군 경기에서 `작은` 이병규가 5할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신연봉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실적에 따른 연봉을 책정했다"라며 "작은 이병규 같은 선수에게는 갑자기 연봉을 높여준다"라고 말했다.

LG전자 경영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LG전자의 문화가 예전과는 달라졌다"라며 "앞으로 LG전자 직원은 독한 문화를 DNA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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