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다음은 美 물가·고용…환율, 상승 경계 여전[주간외환전망]

‘파월 쇼크’ 없던 잭슨홀…매파 기조는 유지
美 7월 PCE 물가, 8월 고용보고서 발표
韓 8월 수출 10.8% 하락 전망, 원화 약세 요인
中 8월 제조업·비제조업 PMI 발표도 관심
  • 등록 2023-08-27 오전 7:00:00

    수정 2023-08-27 오전 7: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 주 1320원대로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의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며 강달러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미국 통화정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물가와 고용지표 발표를 대기하며 환율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여전히 중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는 상존하기에 중국 경제 지표와 중국 정부의 대응책에 따른 위안화 흐름도 주시해야 한다.

사진=AFP연합뉴스
美 긴축 경계 속 美 vs 韓中 경제지표 희비 갈릴 듯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우려했던 ‘파월 쇼크’는 없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매파적(통화 긴축) 색깔을 유지했고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때까지 제약적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금리 결정은 지표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며 “지표를 평가해 추가 긴축을 할지, 혹은 동결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홀 회의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연준의 긴축 우려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 시장의 시선은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 발표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에는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 지수는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로, 이번 잭슨홀에서도 PCE 물가지수를 밀접하게 확인하고 정책결정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PCE 물가는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월보다 3.3%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 3.0% 상승에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9월 1일에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을 비롯해 실업률과 시간당 평균임금 등 연준 위원들이 눈여겨보는 지표들이 쏟아진다. 7월에는 신규고용 18만7000명, 실업률 3.5%,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이 4.4%를 각각 기록했는데 8월엔 신규고용이 16만3000명으로 줄고, 실업률은 3.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한 수준으로 견조하게 나타난다면 연준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과 11월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각각 20%, 47% 수준으로 파월 의장 연설 전보다 높아졌다. 물가,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같은 날 우리나라의 8월 수출도 발표된다. 8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10.8% 하락, 수입 증가율도 22% 내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역수지는 10억달러 적자로 예상된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째 감소세다. 반도체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정유, 화학제품 수출 증가율은 부진한 상황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달에도 수출은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잇따라 발표된다. 7월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는 49.3이었으나 이번 달에는 49.0으로 더 하락해, 5개월 연속 ‘경기 수축’을 뜻하는 50 미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다. 비제조업 PMI도 51.8에서 50.8로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1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7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46.4보다 개선된 수치다.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극명하게 갈린다면 글로벌 달러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위안화 약세는 심화될 수 있다.

잭슨홀 이후 환율 전망, 전문가별로 엇갈려

잭슨홀 이후 시장 전문가들의 환율 방향성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주 환율은 파월 연설을 대기하며 긴축 장기화 우려에 주초 1342.6원에 마감,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악화되자 환율이 1320원대로 일부 하락 되돌림이 나타났다.

환율이 1340원 초반대에서 추가 상승이 제약된 만큼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린 한국 수출 모멘텀의 개선이 지연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현 레벨에서 환율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준 긴축 우려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락보다는 상승 경계감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연준의 정책 스탠스가 확인되기 전까지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다”며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잭슨홀 이후에 환율은 다시 위로 갈 것으로 보고 상단은 1360원까지 열어뒀다”며 “환율 상승세가 소폭 꺾였지만 안정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다. 중국 부동산 불안으로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지지될 것이고, 중국 리스크가 아직 환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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