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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쪼그라들었지만 공모주 평균 수익률 28%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기업 공모 금액은 총 16조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20조3800억원과 비교할 때 4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12조7500억원이라는 역대급 공모금액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이는 3조2522억원으로 급감한다. 지난 2020년 기록했던 5조2150억원보다도 37.63% 감소한 수준이다.
IPO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공모주 투자 지표는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6일까지 올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스팩·리츠 제외) 70개 가운데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기업은 46개다. 공모가로 투자해 상장일 종가에 팔았을 경우 65.71%의 승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난 종폭까지 포함하면 28.36%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가 나란히 160.00%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상장한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올해 첫 ‘따상(공모가 대비 2대에 시초가 형성후 상한가 마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유일로보틱스와 포바이포도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오토엔과 퓨런티어, 지투파워, 새빗캠, 에스비비테크 등도 상장일 종가 기준 따상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이 세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 규모가 큰 대향 IPO 기업들은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등 상장 과정에서는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결정되고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기대수익률과 승률이 더욱 올라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수요예측 경쟁률 ‘최저’…상장 철회기업 내년 재도전 가능성도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IPO 시장에 한파가 더 매섭게 몰아지고 있다. IPO 기업수는 4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491대 1로 전분기(853대 1)와 비교해 하락폭이 컸다. 이는 2018년 4분기 이후 최저 경쟁률이다. 수요예측 공모가 분포에서 하단 미달 50.0%, 중간 6.3%, 상단 43.8%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공모가 하단을 하회하는 기업 비중은 전분기보다 13.2%포인트(p) 증가했다.
대표적인 예가 2차전지 분리막 기업 더블유씨피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손실률이 30.50%로 4분기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3.28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여 희망공모가 상단보다 40% 낮춰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끝내 ‘몸값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전자재료 소재 전문기업 제아이테크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인 1만6000원에 확정한 뒤 상장 첫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지면서 공모가 대비 25.63% 하락했다. 현재까지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쏘카도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손실률이 -6.07%에 이른다. 지난 10월에는 장중 1만5000원대로 급락한 뒤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 대비 25% 이상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상장을 철회한 규모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공모 철회를 결정한 자람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지난달에는 밀리의 서재,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등이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골프존커머스, CJ올리브영, 태림페이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도 상장을 취소한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원하는 기업가치와 공모가의 괴리를 이유로 발을 뺐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외부 자금 유치, 기존 투자자들의 회수 압박의 목적으로 상장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커 내년 IPO 시장의 변수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증시 방향성에 따라 IPO 시장도 함께 움직이며 IPO 기업들이 2020~2021년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주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상장에 나서지 않았던 기업들까지 재도전에 나설 수 있어 내년에도 IPO 종목간 수익률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