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공연계 스타 뭉친 개회식 "4차 산업혁명 미래 보여줘"

송승환 총감독·양정웅 연출 참여
한국적 색깔·모던함 모두 담아내
기술 강조 눈길…스토리 아쉬움도
  • 등록 2018-02-10 오전 12:06:28

    수정 2018-02-10 오후 4:36:01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출연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보여줬다.” “테크놀로지와 K팝 등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잘 하는 부분을 깔끔하고 세련된 콘텐츠로 담아내려고 한 고민이 엿보였다.”

공연 전문가들은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보였다.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 개회식과 달리 매스게임식 구성을 지양하고 첨단 기술을 이용한 퍼포먼스와 구성에 좋은 점수를 줬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공연계의 대표적인 제작자와 연출가가 참여해 공연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가 총감독을 맡고 연극 연출가 양정웅이 연출을 담당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이번 개회식을 “한국이 더 이상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닌 ‘테크놀로지 코리아’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원 교수는 “드론, ICT(정보통신기술) 등 뛰어난 첨단 과학과 K팝 등 한국이 잘 하는 것을 무대예술로 효과적으로 보여줬다”면서 “도깨비가 등장하고 존 레논의 ‘이매진’을 부르는 등 한국적인 정서와 세계화된 한국을 모두 담으려는 고민이 엿보였다”고 말했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한국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을 잘 살린 개회식이었다”면서 “주제나 콘셉트 등에서 평창만의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 평론가는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했지만 퍼포먼스에서는 인형과 무용 등을 통해 아날로그적인 휴머니즘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정웅 연출은 극단 여행자의 대표로 연극계에서 시각적 장면을 미학적으로 잘 만들어내는 연출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을 한국적 방식으로 풀어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공연계는 양 연출만의 색깔이 이번 개회식에서 어떻게 펼쳐질지에도 궁금증을 가져왔다.

원 교수는 “양 연출이 조금 더 대중적이고 개회식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라인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개회식은 전체 공연 중 1막만 본 기분이 든다”며 “뮤지컬 연출가 장유정이 연출하는 폐회식이 개회식에 이어 어떤 공연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 평론가는 “한국적 정체성을 살리면서 국제적인 감각도 살리려고 한 점에서 양 연출의 색깔을 볼 수 있었다”면서 “올림픽 개회식에 들어가야 할 요소를 잘 담아 축제성을 강조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행동하는 평화’를 주제로 강원도의 다섯 아이가 시간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펼쳐졌다. 백호와 현무, 청룡, 주작, 봉황 등 고전 신화 속 동물이 인형으로 등장하고 전통음악과 한국무용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로 한국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원형 바닥에 설치한 대형 LED 스크린, 평창 상공에서 1218개의 드론으로 만들어낸 ‘오륜기’, 증강현실을 이용한 영상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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