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삼킨 레노버, 향후 스마트폰 시장 파장은?

삼성·애플 양강 구도 지속…미·중 스마트폰 업체 삼성·LG 추격
시장점유율 확대 급한 LG '빨간 불'
  • 등록 2014-02-04 오전 1:00:00

    수정 2014-02-04 오전 1: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달 29일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모토로라)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특히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레노버가 신흥시장에서도 중저가 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날 경우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기업의 아성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과 모토로라의 브랜드 파워가 결합된다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애플-레노버’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초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 합계가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와 3분기에도 42.0%, 42.1%를 유지하는 등 스마트폰 강국의 위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전분기보다 줄어든 반면, 애플과 중국업체들의 판매량은 증가하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레노버를 필두로 화웨이, ZTE, 쿨패드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을 본거지 삼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SA에 따르면 2011년 1분기에 화웨이가 230만대(2.2%), ZTE가 140만대(1.4%)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업체들은 꾸준하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와 ZTE는 2011년 각각 3.4%, 2.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2년에는 각각 4.3%, 3.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화웨이는 시장 점유율을 5.1%까지 높였다. 레노버도 시장점유율을 지난 2012년 2분기 3.2%에서 지난해 말 4.6%까지 높였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20%가 넘는다.

삼성전자(32.2%)를 제외하면 중국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가장 큰 셈이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모토로라 인수 직후 가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을 1억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레노버와 모토로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5500만대 수준이다. 레노버의 2012~2013년 스마트폰 판매증가율이 91.1%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특히 중국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모토로라라는 브랜드로 대체할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LG전자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사실이 발표되자마자 레노버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섰다. 반면 LG전자는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LG전자도 최근 G2의 성공을 발판으로 급격한 판매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7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전년대비 81.1%나 증가했다. 하지만 레노버가 모토로라까지 인수하게 됨에 따라 스마트폰 1차 목표인 세계 시장점유율 10% 달성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10% 시장 점유율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10%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은 미국”이라며 “하지만 레노버가 미국, 남미, 유럽에서 모토로라 브랜드를 확장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LG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레노버의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도 아직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다만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중저가 폰으로 이동하고 있어 신흥시장 등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레노버 등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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